'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순수한 시간'을 체험

강영진 기자 2023. 7. 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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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간) 사람은 시적 표현인 줄만 알았던 "침묵의 소리"를 실제 경험한다고 보도했다.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10일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은 침묵을 일종의 "소리"로 인식하지 소음들 사이의 빈 간격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펜실베니아대 인지과학자 사미 유시프는 침묵은 고막에 진동을 일으키지 않지만 소리는 일으킨다는 점에서 기본적 차이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사람이 침묵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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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표현이던 "침묵의 소리" 과학으로 증명
소리는 고막 울리고 침묵은 울리지 않지만
사람은 소리와 침묵 동일한 체험으로 인식
[서울=뉴시스] 미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간) 사람은 시적 표현인 줄만 알았던 ”침묵의 소리“를 실제 경험한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참선 장면. (출처=폴란드 참선가 즈비에르치아들로 홈페이지) 2023.7.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의 포크록 그룹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대표적 노래 가운데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Sound of Silence)’가 있다. 슬픔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곡으로 2015년과 2023년에도 리메이크가 돼 전 세계 남녀 노소의 사랑을 받는 노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간) 사람은 시적 표현인 줄만 알았던 ”침묵의 소리“를 실제 경험한다고 보도했다.

사람은 음악연주가 끝난 뒤의 조용함, 격렬한 연설이 마친 뒤의 침묵, 자동차 시동을 끈 직후의 순간을 어떻게 인식할까.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10일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은 침묵을 일종의 ”소리“로 인식하지 소음들 사이의 빈 간격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뤼제고 미 존스홉킨스대 인지과학 및 철학 대학원생은 이를 선문답에 비유해 ”침묵은 시간이 지나가는 경험“ 즉, ”순수한 시간을 듣는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연구 참여자 차즈 파이어스톤 존스홈킨스대 인지과학자는 침묵이 “실제 소리가 아닌데도 우리가 듣는다면 청각은 소리를 듣는 기능 이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람이 침묵을 인지할 수 있는 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인간의 정신이 침묵을 소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지”를 탐구했다.

연구자들은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환상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긴 소리 한 번과 짧은 소리 두 번을 들려줬다. 짧은 소리 두 번의 길이를 더하면 긴 소리 한 번과 똑같게 만들었다. 실험 대상자들은 긴 소리 한번이 짧은 소리 두 번보다 긴 것으로 착각했다.

연구자들은 이어 침묵이 일으키는 착각을 확인하기 위해 식당과 번잡한 시장, 기차, 놀이터의 소음 사이에 침묵을 삽입해 들려줬다.

연구자들은 사람이 침묵을 일종의 소리로 인식한다면 한 번의 긴 침묵이 두 번의 짧은 침묵을 합한 것보다 긴 것으로 착각해야 한다고 가정했다. 반대로 침묵이 소리의 부재로 인식된다면 그 같은 착각은 없어야 했다.

연구자들은 그 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침묵에 대한 착각을 실험했다. 모든 경우에 실험 대상들은 한 번의 긴 침묵을 두 번의 짧은 침묵보다 긴 것으로 착각했다.

뤼제고 대학원생은 침묵의 길이가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신도 긴 침묵이 짧은 침묵을 합한 것보다 긴 것으로 경험한다고 했다.

파이어스톤 박사는 침묵의 간격과 소리의 간격에 대한 착각의 강도에도 전혀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사람이 소리와 침묵에 대해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펜실베니아대 인지과학자 사미 유시프는 침묵은 고막에 진동을 일으키지 않지만 소리는 일으킨다는 점에서 기본적 차이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사람이 침묵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빈 공간 역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으로 체험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가 침묵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에 대해선 연구하지 않았다. 뤼제고 대학원생은 그러나 기존의 신경 연구 결과로 침묵이 체험의 일종으로 처리된다는 것이 뒷받침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이 침묵의 순간에 더 집중하면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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