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레드카펫 화려했는데…블랙핑크 제니, 상처만 남긴 배우 데뷔 [TEN스타필드]

최지예 2023. 7.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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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지예 기자]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시작은 더할 나위 없이 화려했으나, 그 끝은 상처만 남았다. 

글로벌 아이돌로 거대 팬덤을 거느린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배우 데뷔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어떤 이에게는 평생의 목표일 수 있는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 제니는 칸 레드카펫 위에서 배우 첫 걸음을 뗐다. 

제니가 우아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칸 레드카펫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때만 해도 이럴 줄은 몰랐다. 배우 제니는 무려 4벌의 드레스를 소화하며 레드카펫 위 화제의 주인공이었지만 배우 도전의 결과는 팬들에게 상처만 남겼다. 

제니의 배우 데뷔작 HBO 시리즈 '디 아이돌'(The Idol)이 평단과 팬들의 역대급 혹평 속 조기 종영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던 '디 아이돌'은 지난 2일 5회로 막을 내렸다. 당초 6개의 에피소드로 기획된 '디 아이돌'은 축소 배경도 알려주지 않은 채 불친절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디 아이돌'은 로스앤젤레스(LA)의 음악 산업을 배경으로, 인기 여성 팝가수가 몸담은 음악 산업 세계와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위켄드를 비롯해 배우 조니 뎁의 딸인 릴리 로즈 뎁이 주연을 맡았으며, 이 밖에도 트로이 시반, 댄 레비 등이 출연했다. 제니는 팝스타를 꿈꾸는 주인공 조슬린의 백업 댄서 다이안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팝스타 위켄드가 제작하고 시리즈 '유포리아'로 호평받았던 샘 레빈슨 감독이 연출을 맡아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나, 뚜껑을 열어본 작품은 실망 그 자체였다. '디 아이돌'은 수위 높은 선정성과 여성 혐오적 묘사, 남성주의적 성적 판타지 등을 그려내 "예상보다 더 최악", "음란한 남성적 판타지"라는 등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

제니가 '디 아이돌'에 출연한 것을 두고 일부 팬들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능력을 지적했으나, 이 작품의 출연은 오롯이 제니의 선택에 따라 결정됐다. 제니는 직접 위켄드를 만나 출연 제안을 받았고, 이를 받아들여 연기에 도전했다. 

제니는 '디 아이돌'에서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댄스를 추고, 노골적인 19금 대사를 내뱉었다. 그 외에 연기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배우로서 제니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일부 감정선을 다루는 짧은 신이 나오긴 하지만, 대다수 대중의 뇌리엔 선정적인 프레임 속 제니의 모습만 부각돼 기억에 박힌 듯 하다.

배우 제니의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이 쏟아졌다. 급기야 '재능 낭비', '성적 희생양'이 됐다고 보는 시각도 나왔다. 제니가 '디 아이돌'에 출연한 것을 두고 일부 팬들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능력을 지적했으나, 이 작품의 출연은 오롯이 제니의 선택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니는 직접 위켄드를 만나 출연 제안을 받았고, 이를 받아들여 연기에 도전했다. 

제니는 이번 '디 아이돌'을 통해 성적인 이미지 소비의 대상이 됐을 뿐, 배우로서 그다지 얻은 것이 없다. 칸 레드카펫 위 제니의 모습이 담긴 아름다운 포토샷들이 유일하게 얻은 수확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한 연예게 관계자는 "제니가 이번 경험을 통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교훈을 얻고 좀 더 겸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다양한 주변의 조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번은 '도전'이지만, 두 번은 회복 불가능한 이미지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업계에선 우려하고 있다. 제니의 행보는 다른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또 수많은 또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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