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아간 정자교 붕괴 사고 "노후 콘트리트가 원인"
한쪽 끝 고정, 반대 쪽 받쳐지지 않은 '캔틸레버' 교량
콘크리트, '동결융해'·제설제 의해 손상→부착력 감소
1기 신도시 캔틸레버 56개, 그 중 51개가 분당
[세종=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지난 4월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는 콘크리트와 캔틸레버부 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이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캔틸레버 방식 교량을 점검하고 보수 등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다. 1기 신도시 캔틸레버 교량의 대부분(91.1%)은 분당에 위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국토부는 1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지난 4월 5일 발생한 성남시 정자교 보도부 붕괴사고 관련 ‘캔틸레버 구조가 포함된 교량’ 현황을 조사하고, 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관련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캔틸레버 교량은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돼 있는 보(수평부재)다. 지난 4월 5일 발생한 사고는 교량 측면 보도부 약 40m가 붕괴해 벌어졌고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토안전관리원 사고조사위원회는 도로부 하부 콘크리트와 캔틸레버부 인장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을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붕괴는 도로부 포장 노후화 → 열화요인 작용(물리·화학적) → 콘크리트 열화 → 철근 정착력 감소 → 정착력보다 인발력 과다 → 철근빠짐 순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이 과정에서 정자교 콘크리트 코아채취 및 재료시험 결과 도로부 콘크리트가 ‘동결융해’와 제설제에 의해 손상돼 캔틸레버부를 지지하는 철근의 부착력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동결융해는 콘크리트에 수분이 침투한 상태에서 0℃이하가 되면 동결되기 시작하고 0℃이상이면 융해현상이 반복되면서 콘크리트가 손상을 입는 것을 뜻한다.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 17개 중 평균압축강도는 최소 25.5MPa, 최대 41.0MPa 수준으로 설계기준강도 40MPa의 82%(평균 32.7MPa, 기준이하 14개) 수준이었다.
현장조사 결과를 반영한 구조해석 결과, 정자교 도로부 슬래브는 안전율(1.0)을 확보하고 있으나, 캔틸레버부(보도부)는 콘크리트 상면에서 아래쪽으로 약 13cm까지 열화(劣化, 층분리·염해 등)돼 캔틸레버 부분의 처지려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점검과정에서 포장 균열, 캔틸레버 끝단 처짐, 동결융해로 인한 균열, 파손, 슬래브 하면 백태 및 우수유입 증가 등이 관측 보고됐으나,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관련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적시의 보수·보강 조치도 미흡했다.
전국 도로교량 중 캔틸레버 1313개
국토부는 유사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의 캔틸레버 교량의 현황을 조사, 안전점검 실시 요청 및 관련 조치를 지시했다. 캔틸레버 교량에 대한 현황조사 결과, 전국 2만 9186개 도로교량 중 캔틸레버 교량은 1313개로, 지역별로는 경기도에 319개(24.3%)가 위치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인 3종 교량이 813개(61.9%), 안전등급 양호인 B등급 교량이 936개(71.3%)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기 신도시의 전체 교량은 196개이며, 캔틸레버 교량은 56개 (28.6%)로, 그 중 분당이 51개소(91.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고 이후 국토부는 전국 지자체와 관리주체에 소관 도로교량에 대한 안전점검을 요청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건설된 1기 신도시의 캔틸레버 교량에 대해서 국토부와 지자체 등이 합동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정자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노후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시설물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걸쳐 관련 제도를 신속히 보완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여 철저히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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