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2진법↔3진법' 전환 반도체 회로 개발…"복잡한 연산 단순화"

임성갑 교수, 가천대 유호천 교수와 합작품…고효율 데이터 처리 가능
3진법 논리 동작의 신뢰도 세계 최고 수준 달성
대용량 정보 처리가 필요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분야 활용

[대전=뉴시스] 2진법/3진법 전환 동작이 가능한 논리 회로 원리.(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팀이 가천대 전자공학부 유호천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높은 데이터 처리 효율성과 집적도를 제공할 수 있는 신개념 디지털 논리 회로 구현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0과 1의 2진법 논리 회로와 달리 3진법 논리 회로는 0, 1, 2의 세 가지 논리 상태를 사용해 정보를 표현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같은 정보를 더 적은 논리로 표현할 수 있어 정보처리 효율성이 높아 반도체 칩의 고속화, 저전력화, 소형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세 가지 논리 신호를 안정적으로 출력키 어렵고 2진법 논리 체계가 3진법 논리 체계와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아 상용화가 쉽지 않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은 3진법 논리 회로의 출력 특성을 회로동작 중에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컴퓨터에서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저장하거나 지울 수 있는 장치인 플래시메모리에 주목, 3진법 논리 회로 자체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하는 논리소자에 플래시메모리를 집적했다.

이어 연구팀은 3진법 논리 회로가 저장하고 있는 정보에 따라 논리 상태 1의 출력 특성이 체계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3진법 논리 회로의 동작 안정성(잡음 여유)을 세계 최고 수준인 약 60%까지 달성했다.

또 3진법 논리 회로에 저장된 정보를 완전히 지우는 경우 논리 상태 1이 출력되지 않고 0과 2의 두 논리 상태만 출력되는 점을 이용해 2진법과 3진법 논리 동작이 모두 가능한 회로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논리 회로를 구성하는 각각의 논리소자에 서로 다른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2진법과 3진법 논리 출력을 조합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논리 출력을 갖는 논리 회로를 구현, 3진법 논리 회로의 정보 처리 효율 및 집적도를 한단계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논리소자는 동일한 반도체 칩 내에서 2진법 논리 회로와 3진법 논리 회로를 연동, 데이터 및 신호 전달을 할 수 있다. 이는 기존 2진법 체계를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3진법의 높은 정보 처리 능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향후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핵심 기술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천대 유호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논리 소자 안에 메모리 기능을 접목해 필요에 따라 2진법 연산과 3진법 연산이 자유자재로 전환이 가능한 혁신 반도체 소자를 개발한 것"이라며 "기존 메모리 및 비메모리 칩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유망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달 23일자 게재됐다.

KAIST 임성갑 교수는 "다양한 연산이 가능하고 복잡한 연산을 훨씬 단순화할 수 있는 논리소자를 개발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대용량 정보 처리가 필요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를 위한 신개념 반도체 소자에 있어 유용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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