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에 낀 채 숨진 도둑…오히려 유족은 “피해자 고발할 것”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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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환풍구를 타고 가정집에 침입하려던 도둑이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다.
사망한 도둑의 가족들은 "마땅히 도움을 줬어야 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서 절도피해를 볼 뻔한 가족을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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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조그만 환풍구를 타고 가정집에 침입하려던 도둑이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다. 사망한 도둑의 가족들은 “마땅히 도움을 줬어야 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서 절도피해를 볼 뻔한 가족을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사건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로마 데 사모라에서 8일(현지시간) 발생했다. 29살 청년 도둑은 한 가정집에 침입하기 위해 환풍구에 몸을 구겨 넣었다. 겉으로 볼 때는 성인 남자가 충분히 통과할 크기로 보였지만 환풍구는 생각보다 작았다.
도둑은 허리까지 환풍구에 밀어 넣는 데 성공했지만 더 이상 전진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탈출도 불가능했다. 신고 후 현장을 둘러본 경찰은 “환풍구가 좁아 손이나 팔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다리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앞뒤로 힘을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둑은 결국 환풍구에 낀 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오전 10시를 넘겨 환풍구에 매달려 있는 도둑의 하체를 본 가족들은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 현장을 처음으로 목격한 엘레나(여, 16)는 “아침에 정원에 나왔는데 창문 위로 사람의 다리가 매달려 있었다”면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엄마가 달려 나와 급히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도둑은 전과가 많은 29살 청년이었다. 사인은 호흡곤란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장을 본 과학수사대는 너무 비좁은 환풍구를 통과하려다 숨을 쉬지 사망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한 도둑의 가족은 봉변 소식을 전해 듣고 경찰서로 달려갔다. 가족들은 도둑이 표적으로 삼은 가정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사망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도둑의 엄마는 “아들이 나간 시간을 볼 때 아들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적어도 3시간 동안 환풍구에 끼어 있었다”며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아들을 발견하고 도움을 줄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그대로 아들을 죽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둑의 엄마는 “아들이 모범수로 뽑혀 가석방으로 출소했는데 이런 봉변을 당했다”면서 “모범수였던 아들을 죽게 만든 사람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고발해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도둑의 누이동생은 “오빠에게 10살 난 아들이 있는데 아직 오빠의 사망을 알려주지 못했다”면서 “졸지에 조카를 아버지 없는 아이로 만든 사람들은 무거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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