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곳곳서 미분양주택…하반기 부동산 호조여도 '리스크 여전'

이연우 기자 2023. 7. 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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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경기일보DB

 

최근 수년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올 하반기 부동산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 오히려 ‘미분양 폭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6만8천865호의 주택이 미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2만7천375호)보다 151.6%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 미분양 주택도 2천449호에서 6천958호로 1년 만에 184.1% 증가했다.

현재 도내 미분양된 주택을 규모별로 보면 ‘60~85㎡’이 5천12호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60㎡’ 980호, ‘40㎡ 이하’ 562호, ‘85㎡ 초과’ 404호 순으로 분석됐다. 전부 공공이 아닌 민간이 시행·공급한 주택들이다.

우려되는 점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공사 완료 후 미분양 주택)’도 함께 늘고 있다는 부분이다. 집이 다 지어졌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주택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러한 주택은 1년 사이 전국 6천830호에서 8천892호로 30.2% 늘었다. 이 역시 전부 민간 부문에서다.

경기도에 한정하면 현재 총 787호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으로 분류됐다. 시·군별로는 화성시가 177호(22.4%)로 최다였고 ▲남양주시(168호·21.3%) ▲고양시(113호·14.3%) ▲의정부시(111호·14.1%) ▲부천시(78호·9.9%) 등 지역이 뒤를 이었다.

도내 31개 시·군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한 곳도 없는 곳은 1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수원시, 안양시, 광명시 등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활발한 지역에서는 그나마 매매나 전·월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반대로 여주시, 연천군, 포천시 등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은 애초에 주택 인허가 및 착공이 없기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올 하반기 부동산 냉각기가 다소 풀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최근 3개월째 매매 및 전·월세 거래량이 전국적으로 반짝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 입장에선 불안감을 마냥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미분양 주택이 쏟아져 리스크가 크던 상황에서, 부동산 호조로 주택 공급이 더 늘더라도 매수심리가 그만큼 움직이지 않으면 도리어 ‘미분양 폭탄’이 생길 수 있어서다.

특히 분양 지역과 미분양 지역 간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도 있다. 주택 거래는 수급량, 금리 방향, 정책 변수 등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반적으로 수요자들이 ‘똘똘한 집 한 채’를 찾기 위해 비수도권보단 수도권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도만 봐도 북부권보다 남부권에 집중된다.

부동산R114 제공

더욱이 미분양 적체가 심한 지역일수록 공급자들은 공사비 상승,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렇게 미분양 사태가 반복되는 구조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8대 1로 지난해 하반기(4대 1)에 비해 높아지며 주택 시장 전반이 청약 온기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도 하반기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지만 입지 및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단지로의 수요 쏠림이 심화하다 보니 청약 온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분양 우려 지역은 7월 계획물량 중 일부가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전국에선 총 50개 단지·3만9천658호의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 내에선 광명센트럴아이파크(1천957호·재개발), 평택브레인시티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1천700호·분양), 시흥롯데캐슬시그니처(2천133가구·분양) 등 총 16개 단지·1만680호가 대상이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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