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탑 위에 올라선 '배우 최승현', 믿을만할까?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7.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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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넷플릭스

"한국에선 컴백 안 할 겁니다."

'마약 사범'인 그룹 빅뱅 출신 탑(본명 최승현)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로 활동 복귀에 나서며 연일 거센 비판을 듣고 있다.

사실 '마약 물의'를 비롯해 음주운전, 학폭(학교폭력), 성추문 등 범법자 연예인들의 본업 복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중파 TV 출연에만 제약이 있을 뿐 OTT, 유튜브 등 플랫폼 다양화로 오히려 자숙 시기도 짧아졌다. 배우 이경영, 윤제문, 주지훈, 엄태웅 등 많은 스타가 그러했고 탑과 같은 그룹이었던 지드래곤만 봐도 과거 '대마초 스캔들'을 일으켰으나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활발하게 활약 중이라고 해서 이들의 죄가 말끔히 씻긴 건 아니다. 곱지 않은 시선이 공존하는데, 유독 탑의 복귀 선언엔 달갑지 않은 반응이 대다수다. 빅뱅 팬들조차 탑을 외면하는 분위기로 '오징어 게임2' 출항에 찬물을 확 끼얹었다. 

탑은 마약 물의도 문제지만 경솔함의 아이콘으로 전락하여 이미지 회복 불능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언제나 공든 탑을 무너뜨린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 탑이었다. 기껏 올라간 정상에서 마약 범죄로 바닥을 친 것도 모자라, 대중 탓을 하며 치명적인 '괘씸죄'를 추가한 것이 '오징어 게임2' 출연에 발목을 붙잡은 가장 큰 이유다. 대중이 '탑의 복귀' 선언에 유독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들을 짚어봤다.

# 제대로 된 자숙과 사과가 빠졌다!

탑의 대마초 흡연은 연예 의경이 '폐지'될 정도로, 죄질이 가볍지 않았다. 탑은 2017년 의경 복무 당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가 뒤늦게 적발돼 처벌받았다. 2016년 10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와 총 4차례에 걸쳐 대마 90g을 구매하고 흡연한 혐의로 2017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000원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탑은 의경 신분을 박탈당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탑의 마약 여파가 결정적 원인이 되어 '연예 의경 제도'가 서둘러 폐지 절차를 밟고 2018년 아예 없어졌다.

이런 가운데 탑은 대중에 직접 사과할 기회를 저버렸다. 그는 마약 물의가 드러났을 당시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의 입을 통해 사과를 대신하고 본인은 취재진을 따돌리는 꼼수를 부렸다. 결국 경찰 악대장이 "탑이 반성하고 있다.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며 수습하기도 했다. 공황장애를 이유로 다른 복무요원 평균 대비 3배 이상 많은 병가를 써 특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소집해제일엔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량을 정차해 뭇매를 맞았다.

# 인내심 한계 시험하는 SNS 기행

빅뱅이 전성기를 누리던 때도 SNS 기행으로 잡음을 샀던 탑. 그는 빅뱅 신곡 발매를 앞두고 홍보랍시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찍은 인증샷을 공개해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해킹당한 것 아니냐"라는 말이 나돌 만큼 기이한 행동이었지만 탑은 '라디오스타'에서 "그냥 재밌어서 올렸다. 아무 생각 없이 올린다. 그래서 제가 언팔이 많은 연예인 1위더라"라고 가벼운 태도를 보였다.

/사진=탑 인스타그램

결국 탑의 경솔한 SNS 행보는 대중을 돌아서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탑은 마약 사건 이후에도 SNS를 놓지 못했고,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그는 2019년 "자숙이나 해라. 인스타 처하지 말고. 복귀도 하지 마라"라는 한 네티즌의 맹비난에 "네! 하느님! 저도 (복귀)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돌연 '은퇴 선언'을 해 주위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탑은 음주 상태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진행, "한국에서 컴백 안 할 거다.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라고 다시 한번 은퇴를 못 박으며 "사람들이 너무 못 됐다. 사랑을 가져달라"라고 대중의 차가운 시선에 불만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탑은 현실감각과 공감 능력이 지극히 떨어지는 게시물들을 수시로 올려 피로감을 안겼다. 알렉스 퍼거슨 축구 감독의 "SNS는 인생의 낭비다"는 명언이 저절로 떠올려지게 만드는 탑의 안타까운 행보다.  

# 빅뱅을 향한 손절각 

게다가 17년 넘게 몸담았던 빅뱅에 대한 예의와 배려도 없었다. 팬들을 가장 서운하게 만든 대목이다. 자신의 뿌리인 빅뱅에 확실하게 손절행보를 걷는 탑에게 '오징어 게임2' 주역으로서 무슨 책임감을 기대할 수 있을까. 탑은 작년 2월 "빅뱅뿐 아니라 개인 활동 영역을 넓혀가 보고 싶다는 탑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는 여건이 되면 언제든 빅뱅 활동에 합류할 것"이라는 YG엔터테인먼트의 아름다운 이별 선언이 무색하게 매몰차게 선을 긋고 있다. 마약으로 불미스럽게 아이돌 활동을 마무리했지만 빅뱅은 지금의 탑, '오징어 게임2' 최승현으로 오를 수 있게 만든 뿌리다.

그럼에도 탑은 YG의 계약 만료 발표에 기다렸다는 듯 SNS에서 '해피(happy)'를 외치거나, '빅뱅'과 나란히 언급만 돼도 'X' 표시를 긋는 유난스러운 행동으로 팬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포털사이트 프로필 또한 데뷔일을 2006년이 아닌 솔로 데뷔일로, 수상 경력도 배우로서 받은 것만 새기는 등 '빅뱅 탑'으로서 흔적을 모두 삭제했다. 앨범 필모그래피에서도 빅뱅은 전부 지워버렸다.

그렇다고 '배우 최승현'이 검증된 연기자도 아니다. 영화 '포화 속으로' '동창생' '타짜-신의 손', 드라마 '아이리스' 등 출연한 작품 수도 적으며 모두 10여 년 전 활동이다. '꽃길'을 선사해 준 대중을 외면한 채 실망만 자아낸 탑이 본체인데, '배우 최승현'이라고 한들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줄 수 있을까? 

무너진 공든 탑 위에 '배우 최승현'을 쌓으려니 부실 공사일 수밖에. 탑은 지난 공백기 동안 와인 사업에 대대적인 우주여행 발표까지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며, 제대로 된 자숙을 한 적도 없다. 특히 '오징어 게임2'에서 은퇴한 아이돌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과와 반성 없이 대중을 기만한 그를 과연 시청자들이 캐릭터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다. 탑 아니 배우 최승현은 '오징어 게임2'로 대중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그러니 더는 자신을 믿어주고 아껴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오징어 게임2'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다 해도 여전히 미성숙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대중의 차가운 시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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