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서울보증, 몸값 논란..독점인데 비교대상이 저평가 손보주?

김소연 기자 2023. 7. 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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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서울보증 전경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이 적정 몸 값을 받을 지 시장의 관심이 커진다. 국내에 비교 대상이 없는 보증보험 독점 기업이어서 적정 기업가치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현재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중이다. 지난달 1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심사는 통상 45일간 진행되는데, 이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를 작성하고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산정, 상장하게 된다. 코스피 상장 예정 시기는 올해 연말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격이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언급되는 서울보증 몸값은 2조~3조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자기자본 5조원에 국내 1위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의 PBR(주당순자산가치비율, 약 0.7배)과 상장 초기 할인율 10~20% 정도를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서울보증 기업가치를 비교할 피어그룹(PEER GROUP, 비교대상)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오르는 것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국민 모두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등을 주로 하는 손해보험사들과 종합보증 전문회사인 서울보증보험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증보험시장에서 독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서울보증이 유일하다.

가뜩이나 손보사들은 지난해 여름 폭우 등 기상이변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실적 악재를 만나면서 배당도 줄어 주가도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주요 손보사 4곳(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의 PBR은 0.42배다.

서울보증은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보험사 자본건전성 지표로 도입한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도 최상위권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 되면 보험금을 바로 지불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서울보증의 킥스 비율은 413%로, 1등 손보사인 삼성화재(275%)를 크게 따돌린다. 다른 업체들은 200% 미만이다. 그만큼 서울보증 재무제표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당성향은 50%에 달한다. 금융회사를 통틀어 독보적이다. 고배당주로 알려진 국내 5대 금융지주조차 배당성향이 30% 미만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재정 건전성 우려 속 '짠물 배당' 성향을 보인다.

이처럼 특성이 크게 다른 만큼 피어그룹을 해외 기업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세계 보증보험 회사 가운데 서울보증과 같은 3~4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회사로는 알리안츠 트레이드(Allianz Trade)와 코파스(Coface)가 꼽힌다. 이들 기업들의 PBR은 1배 수준으로, 이를 적용하면 상장 초 할인을 감안해도 적정 몸값이 4조~5조원 수준으로 달라진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경쟁사가 없어 시장에서 잘 모르기 때문에 손해보험사와 비교가 되는데 성격이 많이 다르고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비교할 만한 유사업체가 없으면 해외에서 피어그룹을 선정하기도 한다"며 "적정가치보다 공모가가 낮으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고 반대의 경우 하락하는 만큼 진짜 적정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969년 설립된 보증보험 전업사다. 대한보증보험이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하면서 지금의 SGI서울보증으로 거듭났다. IMF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지불불능 상태에 빠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연간 보증 규모는 323조원 가량으로, 지난 2021년 국제보증보험협회(ICISA) 회원사 보험료 기준 세계 4위 종합보증회사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5조411억원, 당기순이익은 5685억원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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