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폐광촌 재탄생시킨 한인미술가 "고국 탄광마을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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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과 영월, 태백 등 한때 영화를 누렸지만 지금은 쇠락한 탄광 마을에 설치미술로 활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최근 방한한 임 작가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레주에 있는 폐광촌 치피스를 재탄생시켰듯이 고국의 탄광 마을도 어떻게 하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살려낼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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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크리스티 런던'에 출품…판매수익 소외계층에 기부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화순과 영월, 태백 등 한때 영화를 누렸지만 지금은 쇠락한 탄광 마을에 설치미술로 활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스위스 서북부 칸톤주에서 활동하는 트레이시 임(한국명 임은지·37) 작가의 바람이자 포부다.
최근 방한한 임 작가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레주에 있는 폐광촌 치피스를 재탄생시켰듯이 고국의 탄광 마을도 어떻게 하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살려낼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오는 10월께 한 달 일정으로 다시 방문해 국내 폐광촌을 돌면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주민들을만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성장한 한인 2세인 그는 10살 때 고국에 귀국해 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스위스에 유학해 '공공영역의 미술 조형' 분야 석사과정을 마친 임 작가는 대학원이 치피스와 가까운 곳에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이 마을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대학원 연구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마을을 소재로 작품을 하기 위해 50여 명의 주민을 만나 인터뷰했다.
광산마을인 치피스는 1910년경 알루미늄 생산공장이 들어서면서 인구의 유입이 늘었고, 당시 1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고, 유동 인구도 5천명이 넘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공장이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자 사람도 떠났고 2020년 기준 1천600여 명의 주민밖에 살지 않는 거의 폐허의 마을로 변했다.
임 작가는 마을의 역사와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시각에서 마을을 재구성한뒤 한지를 겹쳐 만든 긴 종이(가로 15m, 세로 1.8m) 위에 펜으로 지도를 그렸다.
'치피스의 패시지'(The Passage of Chippis)라는 제목의 지도는 끝없이 이어지듯 병풍 형식으로 제작했다. 건물과 마을의 모습은 사진을 통해 실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뷰마스터'로도 제작했다.
이 작품은 베른툰예술박물관, 발리스주의 미디어센터, 마티니 르 마누아르 등 스위스의 여러 곳에서 전시됐다. 스위스 정부는 작품들을 아카이브 보관소와 공공도서관에 보관했다.
이 영향으로 임 작가는 2014년 스위스 젊은 예술 작가들에게 수여되는 상(2014 Prix fondation Bea pour jeune artiste)을 받았고, 많은 대중 매체에 소개됐다.
임 작가는 "꼭 폐광촌이 아니어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잊힌 고국의 마을을 찾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뒤 그 마을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곧 세계미술을 이끄는 '옥션 크리스티 런던'에 작품 6점을 출품한다. '꽃이 필 때면'(When the flowers bloom)이라는 주제로 유년 시절 보았던 코스모스를 그린 작품이다.
판매 수익은 유럽에 기점을 둔 오메르재단(omere foundation)과 같이 아픈 이들을 돕거나 노약자들에게 편의 시설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부한다.
'꽃이 필 때면'은 지난 6월1일부터 3개월동안 마누아르박물관에서 전시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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