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했다'는 여성 만난 경찰 수사관 "남자는 젊은 여자 만나면…"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경찰 수사관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을 만나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돼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1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 소속 A 경감에 대한 수사 감찰 및 심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진정서와 녹취록 등에는 A 경감이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B씨와 지난 5월 군산시 은파호수 공원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 등이 담겼다.

한 경찰 수사관이 성폭행 피해 여성을 만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됐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A 경감은 저녁 식사 자리서 B씨에게 "남자는 나이를 먹으면 욕망은 그대로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감이 떨어진다. 젊은 사람 만났을 때 '정말 예쁘다, 저 여자와 데이트하고 싶다' (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또 "남자는 70%가 외도를 꿈꾸고, 30%는 바람을 피운다"며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누군가가 대시한다 그러면 쉽게 무너지는 거다"라고도 했다.

기혼 50대 남성인 A 경감과 20대 초반 여성인 B씨는 성폭행 범죄 조사 과정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난해 7월 24일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숙소를 뛰쳐나온 뒤 주변에 '미군 장병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알렸다.

경찰은 해당 장병을 준강간 혐의로 조사했으나 사건 당시 B씨가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다.

B씨는 변호인을 통해 "강간 피해를 본 성폭력 피해자로서 저의를 알 수 없는 수사관의 발언이 매우 불쾌했다"고 전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이에 A 경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사를 마친 B씨가 터미널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는 도중에 호수공원 인근 음식점에 가자고 해 밥을 먹으며 이야기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딸만 둘이 있는데 B씨와 나이가 비슷하다. B씨가 딸뻘이어서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해 준 것인데 그 말을 이렇게 생각할 줄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진상 확인을 거친 뒤 A 경감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