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 전략 대성공…중국에서 외제차 시대 끝났다-WSJ

권영미 기자 2023. 7.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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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중국 도매 판매 자동차 54%가 토종 브랜드
전기차 도약이 원인…중 정부, 13년간 225조원 지출 추정
중국 전기차 메이커 엑스펑의 전기차 P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이 전기차 생산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외제 자동차의 시대를 끝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전기차 생산에 올인한 전략이 성공한 덕에 토종 브랜드들이 눈부시게 성장했고 내연기관 차에 치중하던 해외 유명 브랜드 자동차들이 발을 못붙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승용차 협회는 이날 2023년 첫 6개월 동안 중국 도매 자동차 시장의 54%를 현지 브랜드가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승용차협회 측은 국내 브랜드가 외국 브랜드를 앞지른 것은 연속 두번째 반기라고 밝혔다.

서방 자동차 회사들은 수십 년 전 현지 파트너들과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처음으로 허용된 이래 한동안은 중국을 지배해 왔다.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되면서 어떤 기업들은 큰 돈을 벌었다. 하지만 국내브랜드가 해외 유수 자동차를 앞지르는 혁명적인 상황이 되면서 서구 지배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이 전통의 서구 브랜드를 앞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한 점 덕분이다. 전기차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유일한 자동차 분야였기에 이를 장악한 것이 전체 시장 점유에도 큰 도움이 됐다. 비야디(BYD)가 이끄는 9개의 국내 제조업체가 지난 6월에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전기차 제조업체에 들어갔다. 테슬라만이 목록에 오른 유일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였다.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승용차 판매는 450만대 이상으로 44% 급증해 같은 기간 9% 가까이 성장한 전체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일부 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4년 안에 중국에서 전기 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국의 경우 상반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55만7330대 팔린 7%로, 아직 비중은 크지 않지만 판매량은 50%나 급증했다.

중국은 2009년 이후부터 전기차에만 집중해왔다. 지난 수십 년간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E)를 포함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 유럽 그리고 다른 기존 시장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차 판매에 의존했다가 중국의 빠른 전기차 전환에 도리어 낭패 보게 됐다. 이들도 이제 전기차로 전환하려 하지만 이미 토종 브랜드들이 자리잡은 후다.

2017년에 포드는 2025년까지 주요 합작 회사가 만든 모든 차량이 전기차 형태로 출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 판매가 증가하지 않자, 포드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제공하는 혼다는 2035년까지 중국에서 전기 자동차만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현지 전기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들 역시 더 빨리 새로운 모델들을 출시하며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간 중국은 전기차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현지 제조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여 업계를 자극하고, 생산 목표 및 엄격한 배출 기준도 세웠다.

초기에는 대중 교통과 정부 차량을 전기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업체의 매출과 데이터 및 경험이 향상되었다. 동시에, 중국은 전국적인 충전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다. 비용 면에서도 이는 만만치 않은 사업이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중국이 2009년부터 2022년 사이에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약 1조 2500억 위안(약 225조원)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브랜드지만 테슬라도 큰 도움이 됐다. 중국 정부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불붙기 전에는 테슬라를 들여와 합작 파트너 없이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2019년 말, 테슬라는 중국산 자동차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소비자 수요에 불을 붙였다.

그후 도시의 풍경은 바뀌어 폭스바겐은 올해 첫 5개월 동안 상하이에서 판매된 차량의 45%가 전기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밝혔다. 비야디는 지난해 3월 가솔린차의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WSJ는 중국이 많은 전기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의 160개 이상의 전기 자동차 브랜드 중 25~30개만이 2030년까지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오토모빌리티의 자료에 따르면 1분기에 중국 차는 해외로 110만대 팔려 일본을 제치고 중국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다만 이중 4분의3은 아직 내연기관 모델 차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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