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물가 발표앞둔 뉴욕증시 관망세...나스닥100지수 ‘특별조정’ 빅테크 하락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7. 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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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소비자·생산자 물가 발표
10일 미국 주요지수 강보합 마감
월가 대형 은행 줄줄이 실적 공개
연준 부의장 “은행 규제 강화해야”
주요 국채 값·천연가스 시세 상승
뉴욕 타임스퀘어에 자리한 나스닥증권거래소/사진=김인오 기자
이번 주 첫 거래일인 1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는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투자자들은 다시 기업들 실적과 물가 움직임에 주목하며 매매에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노동부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하고, 주 후반부에는 월가 대형 투자은행과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0.30%)가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뉴욕증시는 통상 은행 업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집니다.

10일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각각 직전 거래일보다 0.24%, 0.62% 올라섰습니다. S&P 500 지수 11개 부문은 커뮤니케이션·유틸리티 등 부문이 약세였던 반면 산업·에너지·헬스 등 업종으 강세로 마감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18%, 2.06% 올라섰습니다.

10일 나스닥 빅테크 주가
무엇보다 이날은 빅테크 낙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지난 7일 저녁 나스닥 측이 ‘나스닥100 지수’ 구성 종목을 특별 조정한다고 밝힌 영향입니다. 나스닥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지수의 특정 종목 비중이 지나치게 집중(overconcentration)되어 있다”면서 오는 24일 부로 종목 구성을 바꿀 것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이번 주 후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간 S&P 500 지수 역시 빅테크 비중이 25%를 넘는 등 특정 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나스닥100 지수가 비중 고르기에 나서면서 시장 눈길을 끄는 모양새입니다.

나스닥100 지수는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기업 100곳의 주가를 담은 지수입니다.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상장지수펀드(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1(QQQ↑0.03%)와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TQQQ↑0.07%)가 나스닥100 지수를 따르는 종목입니다.

지난 주 3일까지를 기준으로 애플(AAPL ↓1.09%)과 마이크로소프트(MSFT↓1.60%), 알파벳(GOOGL↓2.54%), 아마존(AMZN↓2.04%), 테슬라(TSLA↓1.76%), 엔비디아(NVDA↓0.76%) 등 6대 종목이 나스닥1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 입니다.

JP모건 10일 주가
한편 이날 오전 장 중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이클 바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은 은행 자기자본 규제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 부의장은 미국 싱크탱크인 초당적정책센터(BPC) 행사 연설에서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인 은행들에 대해서도 자본 규제 대상에 매도가능증권(AFS)의 미실현 손익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때 부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본 규모가 7000억 달러 이상인 은행에 대해서만 해오던 AFS 반영 요구 규제를 규모가 더 작은 은행들에 대해서도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오는 14일부터는 JP모건(JPM↑0.56%)을 비롯해 시티그룹(C↓0.15%), 웰스파고(WFC↓1.05%) 등 월가 대형 은행이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바 부의장 발언을 통해 연준 발 규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 데다 연준의 기준 금리 추가 인상, 상업용 부동산 시장 어려움이 은행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이날 은행주 주가는 엇갈렸습니다. 이날 피치의 크리스 울페 연구원은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 은행 절반이 경쟁사에 잡아먹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인사들은 기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바 부의장은 “우리가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할 일이 조금 더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연내 2회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바 부의장을 제외한 두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투표권이 없습니다.

10일 루시드 주가
개별 업종을 보면 전기차 관련주 주가가 엇갈렸습니다. 그간 상승세를 이끌던 테슬라(TSLA↓1.76%)는 월가의 긍정적 평가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고,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루시드(LCID↑6.44%)와 ‘아마존 전기차’ 리비안(RIVN↑3.28%)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우선 루시드 주가는 하루 만에 6% 넘게 급등해 1주당 7.93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사업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지는 분위기인데요. 루시드는 최근 영국계 고급 스포츠카 업체인 애스턴 마틴과 협업을 발표하면서 애스턴 마틴 측에 전기차용 파워트레인(모터·배터리·인버터)과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달 말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TSLA↓1.76%)의 모델3·Y와 경쟁할 새 차종을 내놓겠다고 예고함과 동시에 중국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루시드는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자금 조달을 끌어내기도 했는데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18억 달러 어치 루시드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PIF는 루시드 보통주의 약 65%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밖에 ‘아마존 전기차’ 리비안(RIVN↑3.28%) 주식은 9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이날 제프리스 증권의 필립 휴초이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2023년 실적 기대치와 12개월 목표 주가를 상향했습니다. 연간 실적 기대치는 1주당 순이익(EPS)을 기준으로 기존 2.71 달러에서 2.83 달러로, 목표 주가는 1주당 185 달러에서 265 달러로 대폭 높였습니다. 투자 의견은 ‘보류’를 유지했습니다.

만기20년 이상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 인 TLT 10일 시세
한편 10일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엇갈렸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보다 2bp(=0.02%p) 오른 5.48%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 떨어진 4.85%,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떨어진 4.01% 를 기록했습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과 같은 4.05% 에 마감했습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은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식으로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약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5시 30분 기준 0.29% 떨어진 101.97 를 기록했습니다.

천연가스 2배 레버리지(고위험) ETF 인 BOIL 10일 시세
상품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천연가스 시세는 올라섰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직전 거래일보다 1.18% 떨어져 1배럴 당 72.99 달러, 북해 브렌트유 9월물은 1.00 % 하락한 77.69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헨리허브천연가스 8월물은 3.37 % 올라 1영국 열단위(MMbtu) 당 2.669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금 8월물은 0.08 % 하락해 1트로이온스 당 1931.0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번 주 실적
한편 이번 주 후반부터는 미국 주요 상장 기업들 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집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집계한 것을 보면 올해 2분기(4~6월) S&P 500 지수 상장 기업들 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4%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S&P 500 지수 11개 업종 중 이익 감소폭이 가장 적은 것은 에너지 부문(-0.7%) 일 것이라는 전망이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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