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부활”…尹대통령 의지 강했다 [8년만의 신규원전 건설]

2023. 7. 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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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탈원전 폐기’
尹 “전 정부 탈원전 기조로 원전 황폐화”
“이념이나 정치 논리가 시장 지배 안 돼”
정부 정책·외교·인선 등 원전 부활 기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원자력 발전소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을 공식화한 배경을 두고, 사업 재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정상외교와 정부 정책, 대통령실과 부처 인사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행사에서 원전 생태계 회복 필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경남 창원 원전 부품업체에 아직 활기가 안 도는데 발주를 좀 빨리하면 어떠냐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4월 지역 민생 행보로 경남 창원의 원전부품업체를 찾아 탈원전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엔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를 찾아 원전 생산현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는 취임 후 첫 원전 현장 방문 행보로, 지난해 4월 창원 원전 현장 방문 당시 참석자들에게 ‘다시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의 이행이기도 했다.

탈원전 폐기는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찾아 ‘미래에너지 살리는 공약’을 발표하며 “반드시 탈원전을 전면 재검토하고, 원전 수출에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반드시 우리 원자력을 세계 최고로, 다시 되돌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는 국정과제로도 채택됐다. 특히 이는 ‘상식과 공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항목 아래로 분류됐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23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황폐화 직전에 놓여 있던 우리의 원전 역량을 다시금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이념이나 정치 논리가 시장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원전 부활’ 드라이브는 정부 정책과 정상외교에서도 두드러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관련 주기기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사업 초기 3년간 계약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4000억원을 먼저 집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와 460개 협력사에도 일감이 공급됐다. 산업부는 하반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전 공기업과 함께 기자재 협력업체 동반진출, 원전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 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방산과 원전 수출을 논의했고, 이후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관련 LOI(투자의향서)가 체결됐다.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열린 ‘비즈니스 상담회’에선 우리 기업 36개 사를 포함한 총 141개의 양국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원전, 에너지, 신산업,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계약목표액 약 1100만 달러가 달성됐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순방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차세대 원전과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의 기술 협력과 함께 항공, 우주, 사이버 분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탈원전 폐기 기조는 대통령실과 정부 인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중 선임급인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대표적인 원전 전문가다. 이 수석은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시장, 산업정책실장과 제1차관을 역임했다. 2016년 공직 퇴임 후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임명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2018년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대통령실에서 가장 먼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강경성 산업부 2차관 역시 대표적인 ‘원전통’이다. 강 차관은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을 지낸 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산업정책실장·에너지산업실장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에 임명돼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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