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는 어떻게 지상파의 시험대에 올랐을까?[서병기 연예톡톡]

2023. 7. 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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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OTT 콘텐츠와 TV 콘텐츠의 간극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른바 젊은 세대용과 아줌마용 드라마가 양분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젊은 시청자들은 TV를 안본다거나, 지상파 광고도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광고상의 지표가 되는 ‘2039 시청률’도 따진다.

하지만 그동안 TV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안한 것은 아닌지, 젊은 세대가 환영할만한 드라마를 안한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볼만하다.

그런 관점의 시험대가 SBS 드라마 ‘악귀’(惡鬼)다. ‘악귀’는 오컬트의 센 장르물이다. TV에 편성해야할지, OTT로 가는 게 좋을지 다소 애매한 성격의 콘텐츠다.

OTT로 가지 않고 지상파 금토드라마로 편성돼, 이 결과치에 따라 앞으로 지상파 드라마는 어떤 걸 편성해야할지를 방향을 제시해줄 수도 있다. 그만큼 ‘악귀’의 TV 편성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직 6회까지 방송되지 않았지만 그 결과치는 충분히 지상파 드라마도 젊은 시청자를 잡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미 도달하고 있다. ‘악귀’는 9.5~11%로 매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젊은 세대의 시청률 또한 좋다.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 교수(오정세)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 ‘악귀’는 장르물을 좋아하는 자와 싫어하는 자로 나눠질 것으로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섭지도 않고 무엇보다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악귀가 주는 공포는 물론, 미스터리한 사건이 만드는 스릴 넘치는 긴장감 그리고 서민을 괴롭히는 고리대금업자, 보이스피싱, 학폭가해자, 배고픔과 목마름이 탐욕으로 치달으며 아귀를 만들어내 비극으로 이어지는 등 한국형 서사 이면에 감춰진 메시지까지 모두 담아낸 작품이다.

김은희 작가가 치밀하게 쌓아 올린 서사의 묘미가 에피소드를 거듭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팬들에게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악귀’는 오컬트 장르의 외피를 입고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민속학이란 소재의 신선함과 촘촘하고 치밀한 서사와 단서, 장르물의 재미 속에서도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은 김은희 작가의 강점은 고스란히 구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인도 등 디즈니+를 통해 '악귀'를 접한 타 국가 구독자들 역시 “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릴 수 없어”(aro***), “내 두려움도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을 막을 수 없어”(유튜브, ans***), “한국식 오컬트의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음”(유튜브, DJK***) “김은희 작가는 진짜 천재다”(유튜브, dre***)등 다채로운 반응을 보이며 앞으로 펼쳐질 서사와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세 배우의 변신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김태리는 기존에 보여줬던 밝고 활기차고 싱그러운 청춘의 모습과는 달리, 자신에게 악귀가 씌었다는 것도, 주변 사람들 죽음의 접점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지고,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교수의 죽음을 파고드는 ‘구산영’으로 완벽하게 분한 모습으로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였다.

오정세는 웃음기 쏙 뺀 얼굴로 오랜 기간 쫓았던 악귀가 ‘산영’에게 씌었단 사실을 알고 고군분투하는 ‘염해상’의 진중하고 학구적인 면을 부각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 ‘이홍새’를 연기한 홍경은 사건을 꿰뚫어 볼 듯한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하고 미스터리 사건들의 단서를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서는 모습으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SBS ‘악귀’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김태리와 오정세의 추적중인 미스터리도 절정을 향해가고 있다. 특히, 붉은 댕기, 푸른 옹기조각, 그리고 다섯 개의 금줄이란 대형 떡밥이 투척되면서, 남은 단서에 대한 궁금증 역시 하나씩 풀리고 있다.

악귀를 쫓아내고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막고 싶은 산영과 어머니가 죽은 이유를 알고 싶은 해상의 남은 과제는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제작진은 “앞으로 악귀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한층 더 다가간 산영과 해상의 공조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층 더 쫄깃한 전개가 이어진다. 여기서 산영을 잠식한 악귀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악귀의 악랄한 힘에 맞서 산영과 해상이 어떤 실마리를 찾아내고, 종국엔 어떤 진실을 마주할지 끝까지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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