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자 6%…美장기채 말고 단기채 사세요
[편집자주]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행복했던 상반기가 끝났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2600선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2500선까지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애태운다. 하반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1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채 1년물 수익률은 장중 최고 5.552%까지 오르며 올들어 최고치 기록을 썼다. 이날 종가는 5.424%로 종가 기준 최고치였던 지난 6일(5.45%)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채 수익률은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긴축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채 금리는 급등한 반면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한 장기채 수익률은 상승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오며 미국채 수익률도 빠르게 하락했지만 지난 3월 중순 이후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기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근원물가 탓에 추가적인 긴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시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5~5.25%로 결정하며 15개월 만에 동결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올해 추가로 1~2번 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은 93%에 달한다. 연말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5%포인트 높은 5.75%까지 올라갈 확률도 30.6%로 예상된다.
미국채 1년물 수익률이 5.5%까지 상승한 것도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영향이다. 장기물인 미국채 10년물 역시 지난 7일 4.066%를 기록하며 4개월만에 다시 4%대로 진입했다. 올해 저점(4월6일 3.303%) 저점 대비로는 0.763%포인트 반등했다.
최근 채권 수익률의 반등은 연준이 긴축 기간을 보다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서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 대비 더 빠르게 상승하며 장단기 역전폭이 축소됐다"며 "금리 상승이 장기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는 시장의 고민이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더 많이 올릴까'(higher)에서 '내년 금리 인하를 많이 안 할수도 있지 않을까'(longer)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연준이 긴축 기조를 장기간 유지한다면 채권 투자시 장기물보다는 단기채 위주의 접근이 유리하다. 장기채는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큰 만큼 금리가 떨어지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면 장기채에 투자한 자금이 오랫동안 묶이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면 단기채는 투자한 이후 금리가 추가로 오르더라도 1년 이내에 만기 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손실 우려가 적다. 특히 최근에는 추가 긴축 우려가 단기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연 5~6%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해외채권 상품 중에는 2024년6월 만기인 미국채가 연 6.2% 수익률로 나오기도 한다. 2024년말 만기 상품도 연 5%후반대 수익률이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미국 단기채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거의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르긴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미국 단기채는 매수, 미국 장기채는 3.5~4% 사이에서 박스권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 국채의 경우 수익률 커브가 미국과는 달리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채 투자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마 대표는 "한국 장기채 수익률은 기준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지금은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며 "반면 회사채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이번에 새마을금고 사태로 신용위기에 직면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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