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저감 시멘트·바이오필릭 테라스… ‘녹색 건축’ 미래 이끈다[Build Up Korea]

김성훈 기자 2023. 7. 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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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ild Up Korea - ‘친환경 건설’ 선도 포스코이앤씨
원료 굽는 과정 등 필요없는
‘포스멘트’로 CO₂ 60% 줄여
설계부터 ‘발코니 채광’ 심혈
집 안에 ‘정원’ 들이는 효과
지하1층 주차장엔 나무 심고
지하2층엔 음지식물·조경석
공정 대부분 공장서 맞춤제작
‘모듈러 하우스’도 폐기물 줄여
탄소저감 시멘트가 적용된 포스코이앤씨의 인천 더샵 송도마리나베이 아파트 전경. 포스코이앤씨 제공
주차장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바이오필릭 주차장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가 탄소저감 시멘트 사용, 자연 친화적인 ‘바이오필릭(Biophilic)’ 테라스 신(新)평면 개발, 모듈러 하우스 시장 확대 선도 등을 통해 ‘친환경 건설사’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최근 포스코그룹이 ‘녹색 미래, 포스코와 함께(Green Tomorrow, With POSCO)’를 슬로건으로 채택해 지구 환경보호와 친환경 미래 비전 실현에 매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구의 내일을 지키는 친환경 아파트’를 아파트 건설 철학으로 삼고, 아파트 건설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념을 적극 접목하는 등 환경보호와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3월 회사 명칭을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앤씨’는 ‘에코앤챌린지(Eco & Challenge)’를 뜻한다. 에코는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 챌린지는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한다고 포스코이앤씨는 설명했다.

◇친환경 시멘트 사용하는 포스코이앤씨 =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 슬래그시멘트 3개 업체, 레미콘 4개 업체와 협력해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PosMent·포스코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생산 및 사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물과 섞어 굳히면 돌처럼 단단해지는 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탄산칼슘)를 구워 산화칼슘 화합물로 만든 것이다. 생산하는 과정에서 1t당 약 0.8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산업계 전체에서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사용을 확대해가고 있는 포스멘트는 원료를 굽는 과정이 필요 없는 고로슬래그를 58%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시멘트보다 최대 60%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포스코이앤씨는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전체 시멘트 사용량의 약 24%인 20만t을 포스멘트로 사용했는데, 지난해 37만t으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47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 전체 시멘트 사용량의 53% 이상을 포스멘트로 대체하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또 포스코 사내벤처 ‘이옴텍’과 함께 폐플라스틱과 슬래그 분말을 융합해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을 개발했으며, 외부 판매를 위한 대량 생산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수밀성·내구성 향상 기술’ ‘건설현장 비산먼지 저감 기술’ ‘고형연료(SRF) 건조 기술’ 등 국토교통부·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받은 기술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테라스도, 주차장도 자연 친화 설계 =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친환경 중대형 평면 ‘바이오필릭 테라스 신평면’ 중 대표 특화 공간인 ‘바이오필릭 테라스’는 기존 발코니와 달리 설계부터 자연친화적인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 햇볕을 직접 받을 수 있고, 거실이나 주방과 바로 연결해 정원으로서 효용을 높인 별도 공간이다.

바이오필릭 테라스를 나무나 화분으로 꾸미면 아파트 안에 자연 채광이 가능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거실이나 주방에서도 정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장점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생활 스타일에 따라 홈트레이닝, 야외캠핑 등 다양한 외부 공간으로도 연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바이오필릭 테라스를 개발한 데 이어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기존 인식을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입히겠다는 목표로 ‘바이오필릭 주차장’도 개발했다. 바이오필릭 주차장의 핵심은 친환경(Green)과 첨단기술(Smart)이다.

친환경 측면에서는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주차장을 설계한다. 지하 1층은 최대한 햇볕과 바람을 끌어들여 나무와 화초류 등 실제 식물을 심고, 지하 2층 이하에는 들어오는 햇빛의 정도에 따라 반양지 식물이나 음지식물, 조경석 등을 조화롭게 갖춰 최대한 자연환경에 근접한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안전 및 편의를 위한 첨단기술 측면에서는 별도의 전용 공간 없이 바로 충전할 수 있도록 ‘전기차(EV) 과금형 콘센트’를 갖추고,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을 적용한다. 불꽃 감지를 통해 주차장 내 화재, 서성거림까지 감지해 안전한 주차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 주차장은 향후 관련 법규와 시스템이 개선되는 대로 자율주행 주차시스템까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향후 아파트를 시공할 때 저탄소 시멘트 등 친환경 자재 사용을 늘리고, 생태계를 감안한 단지 조경과 실내 맞춤 정원 특화 설계 등 환경친화적인 인프라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발생 적은 모듈러 하우스 확대 = 포스코이앤씨는 모듈러 하우스 시장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모듈러 하우스는 공정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맞춤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는 자재절단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아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 자리를 옮겨 재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거 시 발생하는 건설 폐기물도 없어 더욱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 과정 영향평가(Life Cycle Assessment·LCA) 분석결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30% 이상 감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모듈러 하우스가 수도권 주택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만큼, 다양한 모듈러 건축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가 세계 6번째로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준공한 중이온 가속기 전경. 포스코이앤씨 제공

■ 원자력 인재 키우고, 중이온 가속기 돌리고… 청정에너지 역량도 UP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 신사업에도 집중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청정에너지로 떠오르는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청정수소로 분류되는 블루·그린수소 생산 플랜트의 설계·시공 역량을 키우고 있다. 블루수소는 고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를 수증기와 반응시키고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공정이 핵심인데, 포스코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관련 실증과제를 수행하고 경북 포항·전남 광양 제철소에 천연가스 수소추출설비를 건설한 경험이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다. 그린수소 생산 설비는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설비와 전력공급 및 수전해설비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정제하는 설비(BOP), 물을 공급하기 위한 해수담수화 설비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린수소 BOP와 유사한 전력변환계통 및 가스정제계통 관련 제철·석유화학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을 이미 확보했다.

원자력 사업도 본격화한다. 포스코이앤씨는 특히 원자력 이용시설인 가속기 연구시설 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그중에서도 중이온 가속기는 중이온을 엄청난 속도로 표적물질에 충돌시켜 희귀동위원소들을 만들어내고 연구하기 위한 시설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16년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세계에서 6번째로 중이온 가속기를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는 초석을 다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정부의 새로운 SMR 모델인 ‘i-SMR(innovative SMR·혁신형 소형 원자로)’ 개발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SMR 실적과 기술이 확보되면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핑크수소’ 생산·판매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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