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악용한 신종 전세사기 적발...피해액만 190억

경기도특사경, 21억 리베이트 챙긴 공인중개사 7명 송치

경기도 제공

보증보험 가입 시 전세 금액과 상관없이 전액을 보증해 주는 보증보험제도를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전세사기가 적발됐다. 이들로 인한 보증보험 피해액만 무려 190억 원에 달했다.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 3월부터 전세 사기를 집중 수사, 부천시 신축 빌라 등을 대상으로 불법 중개행위를 공모해 125건의 임대차계약을 불법 중개한 부동산 중개업자 7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인중개사 A씨 등 6명은 부천시 신축 빌라를 대상으로 분양업자들로부터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의뢰받고 전세자금 반환 보증 제도를 미끼로 임차인들에게 계약을 종용해 부천 신축 빌라 78건, 14억 1,000만 원, 서울 강서구와 인천 서구·부평구 일대 빌라 47건, 6억 9,000만 원 등 총 125건을 불법 중개했다.

이 과정에서 2,000만 원을 받고 불법 중개 임대차계약서에 서명·날인해 가담한 공인중개사 1명도 적발했다.

피의자들은 분양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기로 하고 인터넷 광고를 통해 임차인을 구한 후 임차인들에게 안심 전세대출을 받으면 전세자금 보증보험이 자동으로 가입되기 때문에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안심시켰다. 또 임대차계약 시 전세자금 대출이자 및 이사비 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현 소유주가 아닌 임대인과의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했다.

이들은 임대차계약과 동시에 브로커에게 소개받은 제3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고 총 21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이 불법 중개한 부천시 신축 빌라 매매 78건은 기획파산으로 현재 압류가 13건, 경매 진행 33건, 경매낙찰 23건으로 총 69건의 전세 사고가 발생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압류 및 경매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차인들은 모두 안심 전세대출을 통해 보증보험에 가입해 직접적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전세자금 반환 보증 제도를 운영하는 HUG의 전세 보증 피해액만 무려 19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경기도는 해당 부천 전세 사기 관련 불법 중개행위자 7명에 대해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같은 방식으로 불법 중개한 9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대해서도 위법 사항이 확인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보증보험제도의 허점을 노린 사기 범행으로 인해 피해가 고스란히 국가재정 부담으로 돌아간다”라면서 “경기도는 구조화되고 조직적인 전세 사기는 물론 이번에 적발된 신종 사기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중개행위 단속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