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전기차 의존해선 안돼…바이오연료 현실적 대안”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
미국·캐나다 등 60개국서 도입…즉각적인 탄소절감 효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수송부문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수소차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연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연료 정책 동향과 한국의 현황을 살피고, 수송분야의 탄소 저감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현재 바이오디젤에만 적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연료 의무혼합제도(RFS)에 바이오에탄올을 포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과도기인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PHEV 포함)는 1080만대였다.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가 8162만2000대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 침투율은 13.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세계 60개국은 대기 환경 개선 및 화석연료 대체를 위해 바이오에탄올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47개국이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을 같이 사용 중이다. 한국은 바이오디젤 혼합정책을 도입했지만, 수년간의 검증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탄올 정책은 도입하지 않았다.
유영숙 한국바이오연료포럼 회장(전 환경부장관)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에너지원을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도 탄소 배출 감소, 대기질 개선, 연료 가격의 안정과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위해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바이오에탄올 정책 추이, 수명 주기 분석(LCA) 바이오에탄올 혼합 연료 차량 및 인프라 호환성 등에 대한 주제가 다뤄졌다.
마이크 로렌즈 글로스 에너지 수석부사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즉각적인 탄소 감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바이오에탄올은 진입장벽이 가장 낮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라며 “미국, 캐나다, EU, 브라질 등 세계 60여 개의 국가에서 바이오에탄올 정책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의성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아르곤연구소 박사는 “바이오에탄올 원료의 생산부터 최종 자동차 연소에 이르는 전주기를 분석한 결과, 바이오에탄올이 휘발유보다 약 44~46%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위 면적당 바이오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비료나 에너지 사용은 줄고 있어 바이오에탄올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웨나 토레스 오도네즈 에탄올 기술 자문 컨설턴트는 “미국은 지난 50여 년간 바이오에탄올이 10% 혼합된 연료를 사용해 왔고,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같은 연료를 오랜 기간 사용했으나 자동차나 공급 인프라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2부에서는 재생 합성연료(E-Fuel),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다양한 친환경연료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전기·수소차가 탄소중립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기나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탄소 배출이 증가하게 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탄소 배출이 없고 기존 연료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합성연료(E-Fuel)가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E-Fuel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바이오연료를 적극 사용하는 등 탄소중립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연료와 기술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각국의 정책 동향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프레드 가탈라 워터폴 그룹 파트너는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도 SAF 관련 목표를 수립한 상태”라며 “탄소 감축과 경제적인 효율 측면에서 분석했을 때 바이오에탄올은 SAF 생산에 있어 가장 적합한 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바이오연료업계, 정유업계, 자동차업계, 바이오 신소재 화학기업, 주정업계, 국회, 학계와 정부 및 기업연구소 관계자들 약 200명이 참여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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