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0억t… 거꾸로 가는 석탄 사용량[Global Economy]

김현아 기자 2023. 7. 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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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면면은 석탄 사용량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자고 약속한 '파리협정'(파리기후협약)을 채택한 지 올해로 9년째가 됐지만,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시계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하며 80억t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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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전년대비 1.2% 증가해 역대 최고치
신흥경제국 석탄 수요 눈에 띄게 늘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면면은 석탄 사용량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자고 약속한 ‘파리협정’(파리기후협약)을 채택한 지 올해로 9년째가 됐지만,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시계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적 변수가 생기며 석탄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는 모양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하며 80억t을 돌파했다. 연간 사용량이 80억t을 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석탄 생산량도 5.4% 증가한 약 83억t으로, 이 역시 기록상 최고치다. 탈(脫)석탄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던 유럽연합(EU) 선진국들의 석탄 수입량 증가도 눈에 띈다. 독일 매체 빌트는 지난해 독일의 석탄 수입량이 8% 늘어난 4440만t으로 집계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IEA는 2025년까지 현 석탄 소비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석탄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가장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던 점이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실제 독일, 오스트리아 정부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으로 폐쇄했던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란 단일한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 경제국 내 석탄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과 같은 부유한 아시아 국가들도 호주 뉴캐슬 항구(세계 최대의 석탄 수출 항구)를 통과하는 ‘프리미엄 석탄’에 굶주려 있다”고 전했다. 한국 역시 석탄 사용량 증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석탄 기업들이 배를 불리는 상황에서 유엔이 주관하는 넷제로은행연합(NZBA) 등 사실상의 민간 규제협력도 구멍이 숭숭 뚫렸다.

2021년 200개 이상의 세계 금융기관과 87개 은행은 석탄 채굴 또는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대출 및 투자 포트폴리오를 탄소 중립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독일 비영리 환경단체 우르게발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은행 60곳이 세계 30대 석탄 생산업체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 원)가 투자되는 데 도움을 줬다. 석탄 채굴기업이 2019∼2021년 금융기관 대출로 확보한 액수만 620억 달러(80조8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넷제로 정책이 기업별로 일관되지 않고, 일부 보험사가 넷제로 정책에서 면제받을 수 있도록 표현을 모호하게 바꿔 사용하는 것 등이 문제로 지목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석탄과의 이별 과정이 불편할 정도로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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