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세단보다 비싼 ‘풀옵션 모닝’… 경차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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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차'로 꼽히는 경차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2차) 모델은 풀옵션 가격이 2000만원에 육박한다.
기아에 따르면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 제품의 가격은 1.0ℓ 가솔린 승용 모델이 1315만~1655만원이다.
현재 판매 중인 레이는 1세대 2차 부분변경 모델로, 가격은 1390만~17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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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차’로 꼽히는 경차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2차) 모델은 풀옵션 가격이 2000만원에 육박한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경쟁 차가 없어 가격 저항이 덜한 시장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에 따르면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 제품의 가격은 1.0ℓ 가솔린 승용 모델이 1315만~1655만원이다. 여기에 8인치 내비게이션(75만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20만원), LED 헤드램프(85만원) 등 옵션을 모두 더하면 1925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현행 제품의 기반이 되는 3세대 모닝은 2017년에 처음 등장했다. 출시 가격(옵션 제외)은 950만~1400만원(76마력 1.0L 가솔린 엔진 기준)이었다. 이어 2020년에 등장한 첫 번째 부분변경 모델의 가격은 1175만~1480만원이었다. 3년 새 가격이 약 12% 오른 것이다.
모닝뿐 아니라 박스형 경차 레이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현대차 캐스퍼 등 다른 경차 역시 가격이 올랐다. 현재 판매 중인 레이는 1세대 2차 부분변경 모델로, 가격은 1390만~1720만원이다. 두 번의 부분변경을 거치는 동안 가격이 126만~199만원 올랐다. 캐스퍼는 1.0ℓ 가솔린 엔진 기준으로 1385만원에서 1870만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경차 가격은 한 윗급 차와도 차이가 크지 않다. 현대차 소형 SUV 베뉴는 최저 가격이 2146만원,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1975만원이다. 기아의 경우 소형 SUV 셀토스 최저 가격은 2087만원, 준중형 세단 K3는 1765만원이다.
경차의 대당 수익은 수십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차급에 비해 적은 편이다. 또 엔진 배기량이 1.0ℓ 미만으로 묶여 있다. 성능 개선과 신차 개발 투자 요인이 적은 것이다. 이 때문에 제조사는 새 제품을 내놓을 때 디자인과 상품성만 살짝 개선한 뒤 가격을 올려 내놓는다.
각종 세제 혜택도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을 낮춘다.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많은 혜택이 구매 욕구를 당기는 것이다. 현재 경차는 취득세 감면(75만원 한도)과 공채 매입 면제 등의 혜택이 있다. 풀옵션 모닝의 경우 부가세를 제외한 1750만원 취득세(4%)는 70만원쯤으로, 감면 혜택에 따라 취득세를 내지 않는다.
또 경차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연간 30만원인 유류세 환급제(1가구 1차에 한)도 활용할 수 있다. 책임보험료를 10% 할인하고, 공영주차장과 고속도로 통행료는 50% 할인한다.
국내에 마땅한 경쟁 제품이 없다는 점도 경차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국내 경차는 현대차와 기아가 만드는 캐스퍼, 모닝, 레이 등 세 차종이 전부다. GM 한국사업장이 쉐보레 스파크 등을 판매했으나, 지난해 10월 단종됐다. 현대차·기아의 세 경차는 차 형태도 겹치지 않아 경차 시장을 삼등분하고 있다.
경차 시장은 매년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2012년 20만2844대로 정점을 찍었고, 2020년 9만7343대로 10만대 벽이 깨졌다. 지난해 현대차 캐스퍼의 가세로 13만대까지 회복했으나 올해 상반기(5만8880대) 판매량은 전년 6만5170대 대비 9.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도 수익성이 낮은 경차를 만들지 않는 추세”라며 “그만큼 소비자 선택지는 줄고,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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