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액션 '아레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가 7월 25일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MMORPG와 세계관 및 전투 시스템이 다르고, 과금 부담도 적다고 강조했다.
오딘과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 카카오게임즈가 세 번째로 선보이는 MMORPG니까 기자도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10일 게임톡은 아레스를 미리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가장 먼저 캐릭터 성장 요소를 확인했다. 세밀하게 살펴봤지만 아레스만의 차별적인 과금 모델과 성장 요소는 찾기 힘들었다. 기존 MMORPG를 즐겼던 게이머라면 인터페이스와 메뉴 구성만 봐도 익숙할 것이다. 상점은 닫혀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방식이라 벌써부터 과금 방식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컬렉션 시스템을 보자마자 한숨부터 나왔다. 카카오게임즈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과금 모델 부담을 어떻게 낮출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게임에서 수익은 굉장히 중요하다. 알고 있다. 하지만 컬렉션 시스템을 넣고 과금 부담감을 논한다는 것이 의아했다.
컬렉션은 각종 아이템을 수집한 현황에 따라 추가 능력치를 얻는 시스템이다. RPG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핵심인 장르다.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강제로 유도하는 국내 MMORPG는 재미를 떠나 캐릭터 스펙이 곧 게임에서의 인권이다. 그나마 아레스는 PvP 비중을 줄이고 PvE 요소를 강하게 살려 조금 나은 편이다.
컬렉션으로 각종 아이템을 얼마나 많이 모으는지가 스펙 차이를 결정하니까 유저 입장에선 무엇이든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과금 부담감을 불러온다. 대다수 MMORPG가 컬렉션 시스템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아레스는 슈트, 장비, 오퍼레이터, 탈것 컬렉션 시스템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았다. 김태형 카카오게임즈 사업실장은 인터뷰에서 "과금과 게임 플레이 성장 비중이 5대5 수준까지 가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과금 요소 4개를 넣으면 게임 플레이 성장 요소를 4개로 맞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 성장 요소 4개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성장 요소가 많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비단 컬렉션을 제외해도 우려되는 요소가 있다. 슈트, 탈것, 오퍼레이터는 보통 과금으로 높은 등급을 확보할 수 있다. 당연히 다양한 스펙 상승 효과를 낸다. 공격력, 방어력 수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스펙 상승 효과가 % 단위다. 시간이 흘러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그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의미다.
탈것에 있는 경험치 획득량도 마찬가지다. 아레스에서도 오딘처럼 탈것에 경험치 획득량 증가 효과가 있다. SR 등급 '제노스프라임'의 경험치 획득량 증가 수치는 105%다. S 등급 '사이버트론 블랙'의 경험치 획득량 증가 수치는 68%다. 캐릭터 레벨은 스펙 차이의 가장 큰 요소다. 결국 아레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탈것, 슈트, 오퍼레이터를 최대한 높은 등급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한다.
물론 아레스만의 장점도 있다. 테스트 빌드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없어 상세 리뷰는 정식 버전까지 체험한 이후 다룰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스토리 진행 방식, 논타깃팅 액션 전투, 게임 플레이 성장 시스템 등이다.
기존 MMORPG는 스토리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다. 스토리 분량도 적고 단순 텍스트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쟁 MMORPG에서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유저 관심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레스는 스토리 연출과 유니크 전투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성장 과정에서의 메인 스토리가 탄탄하다. 때로는 레이싱 쾌감을 느낄 수 있고, 때로는 메카물의 화끈한 전투를 맛볼 수 있으며, 슈팅 요소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도 있다. 연출 퀄리티도 훌륭한 편이다. 스토리는 높은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다.
논타깃팅 후판정 시스템도 다른 MMORPG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다. 공격, 회피 스킬이 존재하고 논타깃팅 시스템이니까 액션 게임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다만 테스트 빌드에서는 논타깃팅 액션 재미를 제대로 느껴볼 만한 콘텐츠가 없었다. 대부분 자동 전투로 해결됐다. 게다가 자동 전투 AI가 상당히 똑똑하다. 스킬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꽤 놀랐다.
권태균 세컨드다이브 콘텐츠 기획실장은 "업데이트로 추가되는 길드 콘텐츠나 이벤트 전투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수동 조작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고려하고 개발 중이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가 등장할 지 알 수 없지만 수동 전투로 논타깃팅 액션과 컨트롤 중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면 아레스만의 차별화는 뚜렷하게 이뤄낼 전망이다.
게임 플레이 성장 요소로는 몬스터 도감, 모듈, 코어, 수호석, 회로가 있다. 게임 플레이로 재료를 수급해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게임 플레이를 꾸준하게 하게 만들면서 자신만의 개성도 살릴 수 있어 괜찮았다. 회로는 디아블로4 정복자 보드를 연상케 한다.
아레스 최적화는 정말 좋은 편이다. 세컨드다이브가 얼마나 신경 썼는지 느껴졌다. 다만 최적화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아이폰14 프로에서는 당연히 최상 옵션으로 잘 구동되며 아이폰12에서는 중간 옵션으로 즐겼을 때 약 16분이 지나서야 발열 체감이 느껴졌다. 프레임 저하 현상은 간혹 나타났다. PC 버전은 모바일보다 더 좋은 그래픽 퀄리티를 제공하면서 프레임 저하 현상도 보이지 않았다.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훌륭한데 자칫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지경이다. 슈트를 입으면 공들여 만든 커스터마이징을 제대로 볼 수 없는 탓이다. 특히나 SR 등급 슈트는 헬멧으로 다 가리기 때문에 캐릭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기능 퀄리티 대비 아쉬움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아레스도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냉정히 평가하면 아레스는 많은 게이머에게 'SF버전 리니지'라고 평가받을 것이다. 세부적인 플레이 방식과 추구하는 콘텐츠는 다를 순 있어도 그전에 눈에 들어오는 과금 모델이 너무나 똑같다. 게이머들은 분명 과금에 시선을 집중할 것이다.
물론 카카오게임즈가 SR 등급의 확률을 지금보다 확연히 높게 설정하거나, 경쟁 콘텐츠를 완벽하게 분리해 캐릭터 스펙이 자기만족으로만 작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PvP는 불가능하되 필드 보스를 잡았을 때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면 그것도 경쟁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결국 최상위 등급을 얻기 위해 수많은 과금을 해야 한다는 사례는 기존 MMORPG에서 질리도록 봤다.
지금껏 출시된 MMORPG가 그래왔듯이 아레스도 분명 매출 순위에서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아레스가 훌륭한 게임성을 가졌는지 묻는다면 현시점에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익숙한 과금 구조로 그토록 강조했던 액션성이 가려질 우려가 크다.
-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온라인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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