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데뷔골이 극장골" '6년차 대구맨'장성원이 말하는 딸깍축구의 힘[진심인터뷰]
"(장)성원이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내가 가장 아끼는 선수 중 하나다."
최원권 대구FC 감독은 승점 3점을 가져온 '대구 6년차 애제자' 장성원(26)의 짜릿한 데뷔골을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지난 7일 K리그1 21라운드 제주 원정, 1-1로 팽팽하던 후반 44분, 상대 수비를 맞고 떨어진 볼이 장성원을 향했다. 필사적인 왼발 발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그라운드 안팎의 선수들이 몰려들어 너나 할 것없이 이 선수의 극장골을 뜨겁게 축하했다. 2018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이후 무려 6시즌 만에 터진 리그 데뷔골, 이 드라마같은 한 골에 힘입어 대구는 제주에 2대1로 역전승했다.
장성원은 "경기 전날마다 골 넣는 꿈을 꿨다. 골을 너무 넣고 싶었다. 제주전 때는 꿈을 안꿨는데 꿈은 반대라는 말이 맞는 것같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 많이 뛰지 못해 힘들었다. (황)재원이가 경고누적인 걸 알고, 제주전은 목숨 걸고 뛰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좋은 결과가 있어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아쉬웠지만 내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재원이를 인정하기 시작하니까 좀 편해지더라. 최 감독님은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는 분이다. 같은 사이드백 포지션이라 감독님께 정말 많이 배웠다. 기회가 왔을 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웃었다.
2020년 어깨 탈구 부상 이후 잊을 만하면 찾아온 부상 악령, 어깨 수술만 3번이나 했다. 대구 팬들이 사랑하는 6년차 원클럽맨, 투혼의 윙백에게 어느날 문득 찾아온 데뷔골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린 '힐링포'였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 내가 그 순간에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간절한 마음이 왼발 골로 나온 것같다. 훈련장에서 1년에 한두 번 나오는 왼발 장면이 경기장서 나왔다. 부모님이 늘 응원 오시는데 그날 제주에서 제 골을 보고 어머니가 엄청 우셨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장성원은 "형들이 우스개 소리로 은퇴 전에 골은 넣겠냐고 했는데 드디어 넣었다. 평생 잊지 못할 인생 경기"라고 돌아봤다.
'장성원 왼발 딸깍'으로 대구가 또 이겼다는 농담에 그는 미소 지었다. 올 시즌 팬들이 열광하는 대구 축구에 '딸깍축구'라는 애칭이 생겼다. 장성원은 "다른 팀이 온갖 전술로 다 막아도 저희는 '클릭' '딸깍' 한번이면 골을 넣는다는 뜻이지 않냐"고 반문하더니 "우리 축구를 진짜 잘 표현한 말"이라고 평했다. "욕이 아닌 굉장히 효율적인 축구를 한다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딸깍축구'가 말처럼 쉬운 축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주전 후반 44분 골을 넣기 전까지도 우린 엄청 열심히 수비를 했다. 열심히 막고 역습에서 다같이 올라가 '딸깍' 하려면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제주전도 손 들고 나오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물론 그랬으면 평생 후회할 뻔했다"고 했다. "결코 쉽지 않은 축구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축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힘 써서 빌드업 안하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대구라는 자부심'을 에둘러 전했다.
대구의 스리백, 역습 축구에서 윙백 장성원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작년까지는 1대1 돌파, 상대 사이드백을 뚫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홍)철이형과 이야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철이형은 우리나라 최고 풀백이다. 함께 뛰며 많이 배운다. 가끔 틱틱대시지만 정말 좋은 형이다.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옆에 줄 수 있는데 굳이 1대1을 택할 필요가 있나, '쉽게쉽게' 하는 게 좋은 축구라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6년차의 데뷔골을 대구 선수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장성원은 "세징야가 넣었다면 그러려니 했을지도 모른다. 못넣던 애가 넣었으니… 다들 좋아했던 것같다. 후반 44분 다들 힘든 시간대라 골 들어가면 물 마시러 가는데 (김)진혁이형이 '네가 골 넣어서 달려갔다'고 하더라. (이)근호형, (이)용래형은 밤 12시까지 맘껏 까불어도 된다면서 '까불권'을 주셨다"며 뒷얘기도 털어놨다. "대구를 떠난 선수들도 부러워할 만큼 우리 팀은 고참부터 막내까지 정말 분위기가 좋다. '빌런'이 없는 팀"이라며 또 한번 '대구라는 자부심'을 노래했다. 그는 이날 PK를 막아낸 골키퍼 'MoM'선배 오승훈에도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승훈이형의 선방이 없었다면 제 골도 결승골이 안됐을 것이다. 서로에게 정말 고마운 '기적'같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승훈이형이 이제 '억제기(나올 때마다 패배에 일조하는 사람)'가 없어졌다면서 우리 팀 흐름을 탈 일만 남았다고 하셨다"며 한여름 대구의 상승세에 기대감을 표했다. 대구는 11일 오후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리는 K리그1 22라운드 홈경기, 강원전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6년 만의 봉인 해제, 골과 함께 자신감도 돌아왔다. K리그 통산 85경기 1골 8도움을 기록중인 장성원은 "올해 목표는 10경기 선발 포함 통산 100경기, 도움 5개 이상을 하고 싶다. 대팍에서도 골을 넣고 싶다"고 또렷히 말했다. "길게 보면 리그 베스트11도 해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대표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눈을 반짝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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