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D-1' 300조 퇴직연금 머니무브… 금융회사 대격돌

이남의 기자 2023. 7. 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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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135개 상품이 3월 말 현재 실제 판매, 운용 중이며 약 25만명의 가입자가 3000억원의 퇴직연금을 디폴트 상품으로 적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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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강준 기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 약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를 잡기 위한 금융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과 보험이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첫 디폴트옵션 수익률에서 증권사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시장점유율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입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12일 도입된 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치는 동안 41개 사업자의 296개 상품이 출시됐다. 초저위험 상품이 41개,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상품이 각각 87,85, 83개다. 135개 상품이 3월 말 현재 실제 판매, 운용 중이며 약 25만명의 가입자가 3000억원의 퇴직연금을 디폴트 상품으로 적립했다.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원리금보장 상품의 자동재예치나 포괄운용지시가 불가능한 만큼 가입자들은 현금성 자산보다 투자형 상품에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사들이 디폴트옵션 시행을 맞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말 기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적립금은 7조 8100억 원으로 3개월 만에 10.5% 증가했다.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폭이 같은 기간 2%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고용부가 공시한 총 41개 퇴직연금 사업자 대상 3개월 수익률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위험 등급 중 초저위험, 저위험 포트폴리오 부문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 수익률은 4.02%로 저위험 전체 상품의 3개월 평균 수익률(2.33%)을 2배가량 앞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장점을 한국 상황에 맞게 적용한 '마이슈퍼(MySuper)' 시리즈를 내세웠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디폴트옵션 상품 최초 설정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고객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 포트폴리오 1호 연 환산 수익률이 10.71%를 기록했다.

박성진 신한투자증권 연금사업본부장은 "디폴트옵션 제도의 빠른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고객 안내와 함께 고객 친화적인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디폴트옵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디폴트옵션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상품 10종을 모두 구성해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338조3660억원 규모에 달한다. 금융업권별 적립금을 보면 은행이 174조9013억원으로 51.7%를 차지한다. 보험사는 86조5809억원으로 25.6%, 증권사는 76조8838억원으로 22.7% 비중이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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