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진출 기업 '역외보조금' 신고 의무화…韓도 영향권

EU 집행위, 역외보조금 규정 시행령 채택
10월 12일부터 '제3국 보조금' 신고 의무화
산업부 "우리 입장 반영…EU와 협의 지속"

유럽연합(EU) 상징 깃발. 연합뉴스

올해 10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기업결합이나 공공입찰에 참여하려는 외국 기업은 과거에 받은 ‘제3국 보조금’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EU에 진출하려는 한국 산업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됐다.

다만 정부는 “일부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EU 결정에) 우리 측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역외보조금규정(FSR)의 세부 적용 방식을 담은 시행령을 10일(현지시간) 채택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오는 10월 12일부터 외국 기업이 EU 내 기업결합 및 공공입찰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제3국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내역을 집행위에 사전 신고해야 한다.

기업결합에 참여할 경우 신고 대상은 ‘해당 외국 기업이 기본적으로 지난 3년간 총 5000만 유로(약 670억 원) 이상의 제3국 보조금을 받고 인수 대상 EU 업체가 최소 5억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경우’다.

공공입찰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 기업도 제3국에서 3년간 최소 400만 유로의 보조금을 수령하고, 공공입찰 계약 금액이 2억5000만 유로 이상 규모면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최대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시행령은 특정 산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영향을 받게 됐다.

산업부는 다만 “이번 (시행령) 최종안은 초안 대비 우리 정부 및 업계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정부는 업계와 함께 이행법안 초안 의견 수렴 기간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산업부는 “기업의 자료 제출 면제 인정 기준이 완화됐고, 기업이 제출한 기밀 정보를 공개하도록 결정한 경우에도 사전 이의 제기 절차가 마련되는 등 기업 방어권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무역협회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우리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EU와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