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팔로업]대표팀 주장도 사우디에 갈 수 있다, '하나의 현상'이 된 사우디 러시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은 지난 6월 한창 떠돌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대해 "난 아직 그 리그에 갈 준비가 안돼 있다. EPL이 좋고,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기)성용이형이 얘기하지 않았나.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지금은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고,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고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손흥민이 사우디 클럽 알 이티하드로부터 4년간 매시즌 3000만유로(약 421억원)를 받는 계약을 제시받았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이 발언으로 사우디리그는 '과거 중국리그처럼 돈을 많이 주는 곳, 하지만 대표팀 주장은 가지 않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하지만 현재 세계 축구계 흐름을 놓고 볼 때, 사우디는 반드시 지양하고 배척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대표팀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는 리그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패로 끝난 2010년대 중국의 '축구굴기'와 비교하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사우디의 프로젝트는 중국보다 더 원대하고 체계적이란 점에서 그렇다.
사우디 클럽은 지난 1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를 맨유에서 영입한 뒤 이번 여름 카림 벤제마(35·알 이티하드), 은골로 캉테(32·알 이티하드), 호베르투 피르미누(31·알 아흘리) 등 슈퍼스타들을 줄줄이 영입했다. 단순히 전성기를 지나쳐 은퇴를 앞둔 베테랑 선수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포르투갈 현역 국가대표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26·알 힐랄)와 셀틱 출신 윙어 조타(25·알 이히타드) 등과 같이 유럽 빅리그에서 뛸 한창 나이대 선수까지 데려왔다. 손흥민을 비롯해 지난 시즌 맨시티 트레블 주역인 '월클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29) 역시 사우디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프로리그(SPL)가 스타 선수들을 '수집'하는 이유는 단순한 '사우디 홍보 효과'로만 볼 수 없다. 물론 사우디로 향한 선수들이 사우디의 권력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주도하는 '독재 정권의 유용한 바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사우디는 사우디 국가사업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사우디프로리그를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은 리야드에 기반을 둔 알 나스르와 알 힐랄, 제다에 기반을 둔 알 이티하드와 알 아흘리 등 4개의 대형 클럽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사우디식 축구굴기'의 시작이다. 클럽에 대한 민간 부문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스포츠의 성장을 장려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론 클럽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클럽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 리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점이 정부 중심의 중국 축구굴기와 다른 점이다. 사우디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의 과거 실패 사례를 참고했고, 이웃나라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7년 아시안컵, 나아가 훗날 월드컵을 열 계획까지 세웠다.
SPL은 이를 통해 현재 연간 약 1억2000만달러(약 1567억원)인 리그 수익을 2030년까지 4억8000만달러(약 6269억원)로, 리그 가치를 8억달러(약 1조450억원)에서 2030년 약 21억4000만달러(약 2조795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호날두, 손흥민과 같은 슈퍼스타가 필요하다. 스타의 존재는 해외 방송 계약을 체결하고, 스폰서 계약을 수주하는데 수월하게 만든다.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호날두는 "사우디가 프리미어리그처럼 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5년간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지금과 같은 일을 5년간 계속한다면 세계 5대리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3세 나이로 사우디리그로 진출한 스티븐 제라드 알 에티파크 감독 역시 "사우디는 세계 최고의 리그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직접 밝힌대로 당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누비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미래 사우디가 지금과 같은 비전을 보인다면, 사우디 진출 역시 고민해봄직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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