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결국 동의…EU 가입 지원 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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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비준을 미루던 튀르키예가 "가능한 한 빨리" 의회로 비준 동의안을 보내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는 대가로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유럽연합 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튀르키예가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약속한 점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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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튀르키예 유럽연합 가입 적극 지원키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비준을 미루던 튀르키예가 “가능한 한 빨리” 의회로 비준 동의안을 보내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웨덴은 그 대가로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각) 오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3자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 동의안을 가능한 한 빨리 국회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토와 스웨덴·튀르키예는 이 사실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내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완성하는 것은 이 중요한 시기에 모든 나토 동맹의 안보의 도움이 되는 역사적인 발걸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는 대가로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유럽연합 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3자는 공동성명에서 “스웨덴이 유럽연합-튀르키예 관세 동맹 현대화 및 비자 자유화 등 튀르키예의 유럽연합 가입 절차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날 회동은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됐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석달 만인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핀란드는 오랜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나토에 가입하기로 선언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핀란드는 두 나라의 가입을 반대하는 튀르키예와 ‘3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문서에서 두 나라는 튀르키예가 테러 조직으로 여기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인민수비대(YPG),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의 활동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튀르키예는 이후 지난 4월 핀란드의 가입엔 동의했지만, 스웨덴에 대해선 쿠르드족에 대한 조처가 부족하고 국내의 쿠란 소각 집회를 방치한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꺾지 않았다. 나토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안전보장 체제의 틀로 묶여 있어 새 국가가 들어오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이 튀르키예와 3자 양해각서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헌법을 고치고, 쿠르드노동자당에 맞서기 위한 새 반테러 법안을 도입했으며,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수출 제한을 풀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토가 사상 처음으로 ‘대테러 특별 조정관’ 직책을 신설해 해당 분야에서 활동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튀르키예가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약속한 점은 이례적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런 뜻을 밝힌 것은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빌뉴스로 가기 직전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튀르키예가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조건을 달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대신 튀르키예의 유럽연합 가입을 ‘조건’로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튀르키예는 1987년 유럽연합 가입을 신청했고 2004년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이듬해 협상을 시작했으나 키프로스 분쟁과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가입하지 못했다. 특히 2016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유럽의회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튀르키예 정부의 탄압을 비판하며 가입 협상을 중단하기로 의결한 뒤 이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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