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다리에 또'...타구 두 번 맞은 이의리, '너 KT에 잘못한 거 있니'...서재응 코치의 유쾌한 리더십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투수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타구에 맞았다. 두 번 다 맞은 부위가 다리였기 때문에 자칫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웃었다.
KIA 이의리는 8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 달성과 함께 전반기를 마감했다.
김태군 포수와의 첫 호흡은 성공적이었고 위력적인 구위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이의리가 KT 타자의 타구에 두 번이나 맞은 것이다. 가장 먼저 맞은 건 1회말이었다. 2사 1루서 KT 장성우의 타구가 왼쪽 발을 맞고 굴절됐고 이의리는 빠르게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송구 실책을 범했다. 서재응 코치와 트레이너는 깜짝 놀라며 마운드에 올랐고 이의리는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다행히 큰 문제 없이 계속 투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5회말 또다시 타구에 맞는 불운을 겪었다. 5회말 2사 후 KT 김민혁의 타구가 왼쪽 정강이를 강타하며 내야안타가 됐다. 이의리가 절뚝이며 고통을 호소하자 이번에도 서재응 코치와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뛰어갔다. 이의리는 웃으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지만, 서재응 코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불펜 투수를 대기하라는 사인을 보내며 걱정했다.
그리고 이의리에게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너 오늘 왜 이러니"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서재응 코치의 유쾌한 리더십에 이의리도 긴장감을 풀며 편하게 다음 타자를 상대할 수 있었다. 결국 2사 1.2루 위기에서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한편 서재응 코치는 지난달 29일 1군 투수코치로 복귀했다. 지난해 1군 메인 투수코치를 지낸 뒤 시즌을 마치고 잔류군으로 이동했지만, 반년 만에 1군으로 돌아왔다. 6월 KIA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6.32로 최하위였다. 선발뿐 아니라 불펜 모두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KIA는 서재응 코치의 형님 리더십이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의리가 타구에 맞았을 때도 선수들과 케미가 좋은 서재응 코치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5연승 거둔 KIA는 한때 9위까지 추락했지만,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후반기 대반격을 예고했다. 이제 5위 NC와는 1게임 차, 4위 롯데와는 2게임 차다. 11일부터 열리는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연승을 이어간다면 5할 승률 복귀와 4위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 로테이션상 양현종과 윤영철 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KIA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타구에 맞은 KIA 이의리.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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