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그래도 우리는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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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진 모든 존재는 그 형태가 무엇이든 나름의 이상적 가치를 갖고 그것의 구현을 목표로 삼는다.
그런가 하면 김세진(1971-)은 집단 혹은 군중 속 개인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체계와 시스템에 적응하거나 저항하고자 하는 모순적 태도와 삶의 방식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사회, 정치,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삶의 이동과 플랫폼으로서의 도시 공간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구심점인 노동에 관해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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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진 모든 존재는 그 형태가 무엇이든 나름의 이상적 가치를 갖고 그것의 구현을 목표로 삼는다. 20세기 냉전의 시대가 지나고 인류는 화합과 번영의 시대 건설이라는 새로운 레이스를 시작했다. 한국은 '88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국가 간 교류 증대를 통한 '더 나은 미래'를 본격적으로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제화, 세계화 등의 이름으로 거듭된 질주는 아직 그 꿈에 도달하지 못한 채 위기를 안고 또 다른 기회를 살피고 있다.
'93 대전엑스포를 기점으로 '과학도시'를 선언한 대전은 미술관 컬렉션의 방향 또한 이와 밀접하다. 1990년대 미디어아트 컬렉션이 새로운 기술 매체가 야기한 미학적 변화와 이를 수용해 나간 대전 미술의 실험성을 살핀다면 2000년대 이후부터는 작품 자체가 의제의 발화가 되어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제안이 되는 작품에 집중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예술적 사유를 담은 대전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 컬렉션 몇 점을 소개한다.
박준범(1976-)은 도시와 그것의 구조,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탐구한다. 'Hypermarket'은 그가 유년기를 보낸 '대전'의 변화에 주목한 작업으로 대기업의 사인들과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같은 도시의 랜드마크는 물론 크고 작은 교회들이 정체 모를 거대한 손에 의해 뒤섞인다.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도시와 사인들이 얽히고 섞이는 방식은 한국 도시의 속도성과 경관의 밀도를 은유한다. 도시의 구조가 거대한 손에 의해 흐트러지는 모습은 일상을 지배하는 힘의 침투로 이해되지만 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손의 개입'으로 대변되는 힘의 행사가 어떻게 미시적으로 작동하고 새로운 관계성을 생성하는가이다. 즉 공간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행사되는가를 질문한다.
그런가 하면 김세진(1971-)은 집단 혹은 군중 속 개인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체계와 시스템에 적응하거나 저항하고자 하는 모순적 태도와 삶의 방식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사회, 정치,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삶의 이동과 플랫폼으로서의 도시 공간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구심점인 노동에 관해 탐구한다. '하나 세트'는 런던의 일본식 스시 체인점의 도시락 메뉴이다. 작가는 서구식 합리적 노동 분업 방식으로 도식이 만들어지는 반복적인 과정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담아낸다. 애니메이션은 그 과정과 방식에 있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과 유사한 것으로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노동의 의미와 삶의 관계를 드러낸다.
대전엑스포가 어느덧 30주년을 맞이했다. 1993년의 미래였던 그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세상, 더 나은 미래, 희망찬 내일을 위해 달리고 있다. 방대한 기회와 위기의 공존 속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달리고자 하는 것은 살아갈 내일을 위하여, 비록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더라도, 지금도 모르고 앞으로도 모를 미래가 있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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