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무단침범시 위태로울 것"…美정찰기 비행에 또 위협(종합)

北, 24시간 사이 세 차례 담화로 '미 정찰기 활동' 비난…이례적 예민 반응
南에 '대한민국' 호명하며 "정찰기는 北美의 문제, 南은 입 다물라" 주장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을 향해 정찰기의 배타적경제수역상공(EEZ) 무단 침범이 반복되면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또다시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최고지도자의) 위임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행동을 이미 예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부장은 전날인 10일 밤 담화로 미군의 정찰기 활동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는데, 불과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재차 담화로 강력 경고에 나섰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 10일 미 공군 전략정찰기는 5시15분부터 13시10분까지 강원 통천 동쪽 435㎞~경북 울진 동남쪽 276㎞ 해상상공에서 동해 우리 측 경제수역상공을 8차에 걸쳐 무단침범하면서 공중정탐행위를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담화에서도 미 정찰기가 북측 경제수역상공을 침범했다며 구체적인 시간과 위치를 언급했고, 북한군이 '대응 출격'을 해 미군이 물러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또 "대한민국의 군부는 또다시 미군의 도발적 행동과 관련하여 중뿔나게 앞장에 나서 '한미의 정상적인 비행활동'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며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 사실을 부인해 나섰다"며 북한의 미 정찰기 영공 침범 주장을 '허위 사실'이라고 한 우리 군 당국도 비난했다.

그는 "해당 공역과 관련한 문제는 우리 군과 미군 사이의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군부 깡패들은 주제넘게 놀지 말고 당장 입을 다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전날 북측의 '침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미 공중감시정찰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이라며 "이런 허위사실 주장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북한에 엄중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남북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이유는 북한이 한국전쟁 직후 유엔군사령부가 설정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오전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시작으로 24시간 동안 세 차례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는 등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방성 대변인이 '격추' 등의 단어를 언급하며 위협한 데 이어 김 부부장까지 나서 물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며 위협 강도를 끌어올린 모습이다.

북한은 그간 미군의 정찰기의 활동에 대해 특별한 대응이나 비난을 하지 않았는데 이같은 비난을 하고 나선 것은 미국의 정찰 활동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포석을 두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이 이달 중으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오는 8월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18일로 예정된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첫 번째 회의를 앞두고 반발 차원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신들의 군사정찰위성 재발사를 앞두고 정찰자산 가동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