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 벌써 1억 가입자 돌파...전례 없는 흥행엔 이유가 있다

이서희 2023. 7.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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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5일 만, 가입자 1억 명 넘어서 '돌풍'
"유럽 출시되면 더 성장" 인기 지속될 듯
메타의 짧은 글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를 구동한 화면. EPA 연합뉴스

'스레드(Thread) 돌풍'이 거세다. 메타가 5일(현지시간) 내놓은 짧은 글 기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가 벌써 가입자 1억 명을 모은 것으로 9일 집계됐다. 짧은 동영상(쇼트폼) SNS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2년 반 만에 세운 기록을 닷새 만에 달성한 것이다.

스레드는 월 이용자가 20억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돼 있다보니 업계에서는 이용자 확보에서 괜찮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레드의 가입자 증가세는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조차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스레드와 비슷한 트위터의 존재감이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밀린 지 오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기는 연구 대상이란 평가가 많다. 무엇이 전 세계 이용자들을 스레드로 몰리게 만들었을까.


①이용자 이탈하는 트위터 덕 반사이익

메타의 짧은 글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 구동 화면(왼쪽), 스레드의 경쟁 SNS 트위터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트위터 계정. 로이터 연합뉴스

스레드가 예측을 뛰어넘는 선전을 하고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트위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한 뒤 트위터는①극우 성향 이용자들의 계정 차단을 해제하고 ②블루체크(진짜 계정임을 인증하는 마크)를 유료화했으며 ③최근에는 매달 내는 액수에 따라 하루 열람 가능 게시글 수에 차등을 두겠다고 발표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정책 변경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트위터를 아꼈던 이용자들이 트위터에서 등을 돌리던 참이었는데 메타가 그 틈을 파고든 것이다.

스레드 출시 직전 터진 저커버그와 머스크 간 '현피'(온라인상 싸움이 현실 세계의 실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 갈등도 흥행에 보탬이 됐다. 두 사람은 메타가 스레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 말싸움을 하다 철창 싸움까지 예고했다. 두 거물의 전례 없는 갈등으로 스레드는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머스크가 가장 훌륭한 (스레드의) 홍보 담당자"란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②인스타그램 연동, 시작점이 달랐다

애플 앱스토어 인기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순위에서 메타의 스레드가 1위에 올라 있다. EPA 연합뉴스

물론 트위터가 안겨 준 반사이익이 전부는 아니다. 트위터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뒤 블루스카이, 마스토돈 등 '트위터 대항마'를 자처하는 SNS들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스레드만이 큰 반향을 일으킨 건 시작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스레드는 출시 전부터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앱 다운로드 예약을 받았고 인스타그램 계정만 있으면 바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맨땅에서 출발한 앱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스레드는 또 인스타그램 친구 목록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역시 가입자 증가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생 SNS는 친구로 추가할 만한 이용자 수나 콘텐츠 자체가 빈약해 이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스레드는 클릭 몇 번으로 많은 친구를 추가할 수 있다보니 처음부터 활성화가 가능했다.


③'소통'에 집중하는 SNS에 대한 향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공개된 메타의 문자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스레드' 애플리케이션 화면. 전체적으로 트위터와 유사하다. 앱스토어 캡처

각자의 진솔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SNS에 대한 그리움이 스레드의 가입자 폭발을 불러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연출된 사진, 중독성 강한 짧은 영상으로 가득 찬 기존 SNS에 대한 염증과 반감이 '사람들 간 소통'에 보다 집중하는 글 기반 SNS의 인기를 부활시켰다는 것이다.

스레드는 현재 글쓰기와 답글, 공유 등 제한적 기능만 제공하고 있으며 다른 SNS엔 있는 게시물 검색이나 이용자 간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도 없다. 광고도 붙지 않는다. 이 같은 단순함 역시 스레드의 매력으로 꼽힌다.

말 그대로 '이유 있는 돌풍'이란 점에서 스레드의 가입자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제지 포브스는 "놀라운 건 스레드가 유럽에선 쓸 수 없음에도 출시 이틀 만에 7,000만 명의 사용자에게 도달했다는 점"이라며 "안드로이드에서도 완전히 활성화하고 유럽연합(EU)까지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면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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