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광폭 행보 이유 있었네”... 한화 3남 신사업 밑그림 그리는 미래전략실

연지연 기자 2023. 7. 11. 06: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즈톡톡] 김동선 갤러리아 본부장이 영입한 미래전략실 배성우 상무
DS네트웍스에서 쌓은 인연으로 한화 입성
부동산 시행·신사업 투자·요식업 노하우 두루 갖춘 인재
일각에선 신세계 김범수 상무와 비교
김 상무 영입 때도 ‘정용진의 남자’로 주목 받아

미국 버거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과 인접한 신사동 부지와 건물을 약 900억원에 매입한 재벌 3세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바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입니다. 김 전무는 한화갤러리아 인적 분할 이후 재계가 놀랄 만큼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래픽=손민균

재계에서는 김 전무의 행보를 ‘진격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식음료(F&B), 유통, 호텔, 레저 등의 사업에서 굵직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업은 궁극적으로 부동산 개발업과도 연결되는 만큼 김 전무가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것도 납득이 간다는 평가입니다.

김동선 전무가 경영 일선 전면에 나선 가운데 그가 믿고 사업을 맡길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 전무를 돕는 핵심 조직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미래전략실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 전무는 한화갤러리아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이기도 합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미래전략실 조직을 확대하면서 전략부문을 신설했는데요. 전략부문 산하 미래전략실 안에서도 김동선 전무의 오른팔, 김 전무의 ‘믿을 맨(믿고 일을 맡기는 사람)’으로 손꼽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화그룹과 재계 관계자들은 김 전무와 DS네트웍스에서 연을 쌓았던 배성우 상무를 꼽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에 둥지를 튼 지는 얼마 안됐지만 김 전무와 신뢰 관계가 돈독한 걸로 안다”고 했습니다.

김 전무는 정재환 DS네트웍스 회장과 함께 DS네트웍스의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DS디엔디 등기이사로 이름 올리면서 배성우 상무를 알게 된 걸로 알려집니다. 배 상무는 DS네트웍스 미래전략실에서 일하면서 DSN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았죠.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배 상무의 영입 배경을 두고는 부동산 개발업과 신사업 투자 업무에 해박하다는 점이 꼽힙니다. 배 상무는 서울대학교 물리학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1년간 반도체 개발 연구를 한 뒤 대우증권과 동부증권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했습니다. 또 두나무의 투자일임 대표로 활동한 후 DS네트웍스로 이동, DSN인베스트먼트 설립을 주도했습니다.

여기에 배 상무가 요식업을 성공시키는 데에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도 컸습니다. 배 상무는 서울 압구정의 배식당을 열어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 출생)의 ‘핫플레이스(인기 장소)’로 자리잡게 한 바 있습니다.

김 전무의 기대에 힘입어 배 상무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옮겨 보인 첫 번째 성과는 바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가 지난 6월에 선보인 ‘오이스터 배 바이 배식당(Oyster 배 by 배식당)’입니다. 국내 특급호텔 최초 오이스터 바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습니다.

오이스터 배 by 배식당의 메뉴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당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오이스터 배에서 ‘배(bae)’는 사랑하는 연인을 뜻하며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들과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다이닝 바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배 상무의 ‘배’라는 게 한화그룹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배식당과 손을 잡고 오이스터 바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레스토랑 이름에서도 성과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것이었다는 뜻입니다.

재계에서는 한 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남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범수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총괄 책임자(CMO)를 떠올리게 된다는 평도 합니다. 김범수 상무는 미식 인플루언서 ‘팻투바하’로 활동하다 2011년 신세계에 영입된 인물입니다.

그의 영입 뒤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호텔경력이 없는 데도 2018년 신세계 레스케이크 호텔의 총지배인으로 이례적 발령이 난 것은 정 부회장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비록 성과 부진으로 총지배인 자리에서는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 이후로도 SSG닷컴과 스타벅스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는 늘 텃세의 시선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배 상무가 압구정동에 만들었던 배식당이 코로나19 등의 여파와 높은 객단가 등으로 결국 폐업한 점이나 DS네트웍스 시절에 주도했던 투자사 그린랩스가 고꾸라진 점 등을 그의 실패 이유로 꼽기도 합니다. DSN인베스트먼트가 결국 매각을 위해 시장에 나왔다는 점도 마찬가지 논리지요.

이에 대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배식당 폐업 등 일련의 일이 없었다면 한화그룹과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기 어려웠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배 상무가 합류한 이후로 한화 속초리조트에 워터밤 축제를 기획하는 등 MZ 세대가 관심 가질 만한 업무에서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에 합류했던 김범수 상무를 두고도 왕의 남자라거나 왕의 절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그의 성과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곤 했지만 결론적으론 신세계 파미에스테이션의 공간 구성과 데블스도어 사업 등에서 역할을 해냈다”면서 “배성우 상무도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당장의 과제에만 집중한다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세계에 이어 한화에서도 또 한번 왕의 남자가 탄생할 지 그 성과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