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안 통해도 좀비로 OK…‘K-예능’ 세계로!

유지혜 기자 2023. 7.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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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발판 삼아 해외로 향한다.

각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언어·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좀비, 연애, 체력 등 단순한 소재를 내세워 글로벌 시청자 공략에 나섰다.

앞서 글로벌 히트에 성공한 체력 소재의 '피지컬: 100', 연애 예능 '솔로지옥' 등은 넷플릭스에서 각각 시즌2와 3 제작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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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OTT 발판 삼아 포맷 다양화
넷플릭스 ‘좀비버스’ 8월 8일 공개
‘킹덤’ 안무가 등 참여…기대감 UP
연애 리얼리티 ‘19/20’ 관심 증폭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 ‘좀비버스’ 등이 해외 시청자에 익숙한 소재와 포맷을 내세워 글로벌 무대를 정 조준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드라마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발판 삼아 해외로 향한다. 각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언어·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좀비, 연애, 체력 등 단순한 소재를 내세워 글로벌 시청자 공략에 나섰다. 지금까지 출연자들이 미션을 해결하는 야외 촬영이나 서바이벌 장르에 국한됐던 포맷 형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대규모 인력·세트도 아낌없이

8월 8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좀비버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작)는 세계 시청자에 익숙한 좀비 소재를 핵심으로 내세운다.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방송인 노홍철, 박나래, 가수 딘딘, 배우 이시영, UDT 출신 유튜버 덱스 등이 퀘스트(임무)를 수행하며 살아남는 내용이다. 10일 유튜브로 공개된 예고편에는 이들이 좀비로 가득 채워진 대형 슈퍼마켓, 놀이공원 등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담겨 화제를 모았다.

좀비 소재는 수많은 단역 배우를 고용해 특수 분장을 해야 하는 만큼 제작비 규모가 커 예능에서는 좀처럼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OTT로부터 예산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개 기회를 잡으면서 텐트폴(흥행 기대작) 드라마 못지않은 스케일을 갖추게 됐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실제 좀비와 마주친 상황을 즉흥적으로 담겠다”는 목표로 ‘지금 우리 학교는’의 미술팀, ‘킹덤’의 액션 안무가 등 좀비 소재 드라마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섭외했다.

11일 공개하는 ‘19/20’(열아홉 스물)은 만국공통으로 통하는 하이틴 로맨스를 예능 포맷과 결합했다. 10명의 2004년생 출연자들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와 올해 1월 첫째 주를 함께 보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연출을 맡은 박수진 PD는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하는 경험”이라면서 “보편적인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 글로벌 시청자가 어렵지 않게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19/20’ 한 장면
●“사전제작 변화 등 기반 마련”

앞서 글로벌 히트에 성공한 체력 소재의 ‘피지컬: 100’, 연애 예능 ‘솔로지옥’ 등은 넷플릭스에서 각각 시즌2와 3 제작에 착수했다. 이처럼 단순하고 직관적인 예능 포맷이 세계 시청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케이(K)콘텐츠’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23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시청자들의 한국 예능 평균 소비량은 음악, 게임 등보다 약 5시간이 많은 20.7시간으로 집계돼 드라마와 ‘투톱’을 이뤘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촬영 환경이 점차 해외 공개에 용이하게 바뀌고 있어 관련 시도에 더욱 적극적이다. ‘솔로지옥’ 시리즈를 만든 시작컴퍼니의 김수아 대표는 최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주당 한 편, 1년에 50여 편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OTT로 무대를 옮기면서 사전제작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에 따라 기획과 구성 방식이 바뀌면서 예능의 글로벌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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