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재능과 애매함의 사이 …'노시환 보이는' 전미르의 지명 순번은? [FN 아마야구]

전상일 2023. 7. 1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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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르, 작년부터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 보이는 고교 최고 이도류
올해 명문고야구열전 경북고 우승 이끌고 MVP 획득한 재능
최고 구속 150km 육박 … 대구고전에서는 9타자 연속탈삼진
투타 모두 재능 있지만 장단점도 뚜렷
"1라운드 후보지만 투수로서 높은 평가 못 받으면 예상보다 밀릴 수도"
경북고 3학년 전미르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 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경북고 3학년 전미르(18)는 고교야구에서도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올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가진 출중한 재능 탓이다. 전미르는 올 시즌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물론, 고교에서 투타를 병행하는 것은 흔한 광경이지만, 전미르는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투수와 타자 중 하나의 재능이 더 출중하기 마련인데, 전미르는 그 재능이 상당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뛰어나다.

파이낸셜뉴스와 부산파이낸셜뉴스가 공동주최하는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렸다. 12일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전주고를 10대6 7회 강우콜드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경북고 선수들이 이준호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전미르는 MVP에 선정되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일단, 투수 쪽에서 보면 큰 경기에 강하고 제구력도 우수하다. 37이닝 동안 사사구는 11개뿐이다. 2학년 당시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홀로 7이닝을 버티며 대전고를 꺾기도 했다. 명문고야구열전에서는 단 1점도 주지않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덕수고, 광주일고, 대구고전에서 보여준 피칭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 강호 대구고전에서는 9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이마트배 마산용마고전에서는 149.4km를 아로 새겼다. 손 감각이 좋고, 제1변화구인 슬라이더도 나쁘지 않다.

명문고야구열전에서 역투하는 경북고 3학년 전미르. 그는 대구고전에서 무려 9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사진 = 박범준 기자)

성격도 투수 성격이다. 승부욕이 강하다. 전국대회에서 전미르는 한 번도 자신의 역할을 못한 적이 없다. 많은 관계자들이 이런 전미르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본다. 문제는 투수로서 메커니즘.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는 공을 많이 던져야 한다. 그런데 전미르는 팔이 상당히 많이 벌어지는 투구 형태다. 이를 근력으로 안으로 끌고 들어오기는 하지만, 부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현장의 지적이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프로에 들어오면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전력투구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선발이 120개를 전력으로 던질 수가 없다. 즉 메커니즘으로 부드럽게 던질 줄 알아야 선발을 할 수 있다. 불펜 투수도 매일 공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힘으로 욱여넣어서 던지면 프로에서는 얼마 못가서 부상을 당하기가 쉽다. 투구폼 수정은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가 윤영철이다.

프로구단 해당 관계자는 “윤영철은 충분히 145km를 던질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윤영철은 영리해서 그 스피드를 계속 내면 팔이 못 버틸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130km 후반의 스피드로 계속 밸런스로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북고 3학년 전미르가 홈런을 치고 난뒤 동료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사진 = 박범준 기자)

그래서 전미르의 자질을 타자로서 보는 관계자도 꽤 많다. 프로에서 희소한 거포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꽤 큰 선수다. 신장이 좋은데다가 공을 때리는 감각이 상당히 좋다. 타구 스피드가 고교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타구 스피드를 거짓말을 하지 않는 지표다. 여러 가지면에서 노시환(한화)의 고교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타격도 배트스피드나 파워는 높지만 정교하지는 못하다. 프로의 빠른 공이나 변화구를 어느 정도로 대처할 수 있을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스윙이 퍼져나오는 편이기에, 몸쪽 공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 바깥쪽이나 높은 공은 걸리면 새카맣게 넘어간다. 경남고 시절의 노시환과 비슷한 문제를 전미르도 갖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나는 이 선수를 타자로 본다. 그런데 포지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개인적으로는 발이 느리지 않고, 어깨도 좋으니 3루수로 한번 키워보면 잘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투타 모두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경북고 전미르 선수 (사진=박범준 기자)

현재 전미르는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고려되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선발도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다. 재능 자체가 출중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지명 순번은 1라운드 상위권이 될지, 하위권이 될지 아니면 더 밀리게 될지 아직 쉽게 감을 잡기가 힘들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확연하게 달라지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작년 6번에 지명된 김건희보다 투타에서 모두 낫다”라며 1라운드 지명을 예측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1라운드급 선수는 맞다. 하지만 타자로보면 포지션이 없다. 또한, 육성 기간을 필요로 한다. 즉 투수에서 높은 평가를 못하고 타자로만 본다면 그의 지명 순번은 예상보다 많이 밀릴 수도 있다”라고 예상한 관계자도 있다.

분명 재능은 있다. 하지만 장단점이 뚜렷하다. 그런 점이 야구예능 최강야구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래서 재미있다.

과연 그는 1라운더로서의 자격을 증명할 것인가. 이번 청룡기가 전미르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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