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고위인사들 “추가 금리 인상 필요…인플레이션 억제 노력 덜하는 게 위험”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미국의 물가 목표치에 근접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상 필요성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연내 두 차례 정도 더 인상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초당적정책센터(BPC)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통화정책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할 일이 좀 더 있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우리가 물가상승률을 지속가능한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올해 중 두어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 둔화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덜 하는 것이 과하게 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넘버원 문제"라고 강조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을 이끄는 로레타 메스터 총재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설을 통해 통화 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도표)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을 지속가능하고 적시에 2%로 되돌리려면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조금 더 오르고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 내 견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 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꼽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로 내려올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보스틱 총재는 조지아주 콥카운티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도 된다. 우리의 (통화) 정책은 분명히 제약적인 영역에 있다"며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봄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한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의 잇단 붕괴 사태를 겪은 것과 관련해 은행들의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예고도 나왔다.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총자산 1000억 달러 이상의 은행들에 자기자본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중형 은행들로 규제를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