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직업윤리 교육 달랑 2시간… 법정교육 대폭 늘린다 [심층기획]

박세준 2023. 7. 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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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는 토지, 건물 등 중개대상물에 대해 거래당사자 사이의 매매·교환·임대차 등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사람이다.

최근 논란이 된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가담 등 직업윤리에 대한 의무교육은 단 2시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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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책 마련 나선 공인중개사協
실무교육 28시간→ 64시간 확대키로
자격증 새로 취득 시 수습제 도입도

공인중개사는 토지, 건물 등 중개대상물에 대해 거래당사자 사이의 매매·교환·임대차 등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사람이다.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전문자격증을 필수로 따야 한다. 나이·학력 등 응시 제한이 없어 진입 장벽이 낮다고 알려지면서 응시 인원 규모가 국내 단일 자격증 시험 중 가장 많다.

1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접수기간은 8월 7∼11일, 시험일자는 10월28일로 확정됐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1·2차 응시자 수는 38만7838명이다. 응시자 수 규모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지난해 기준 44만7669명)에 비견될 정도여서 사교육 시장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성인들의 수능’이라고 부른다.
지난 2022년 제33회 공인중개사 국가자격시험장의 모습. 연합뉴스
시험은 1, 2차를 하루에 모두 보는 방식이다. 오전에 1차, 오후에 2차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한 번에 1·2차를 모두 통과할 수도 있고, 1차 합격자가 다음해 2차 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할 수도 있다.

합격 기준은 1차와 2차 모두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기록하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평균과 관계없이 한 과목이라도 40점 밑으로 내려가면, 불합격 처리된다. 합격률은 매년 달라지지만 약 20% 수준이다. 2차 시험까지 통과하면 28시간 실무교육 등 소정의 교육 기간만 거쳐 바로 개업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가담 등 직업윤리에 대한 의무교육은 단 2시간에 불과하다.

중개업계에서도 현장 경험이 부족한 가운데 공인중개사가 바로 실전에 투입돼 전세사기나 보증사고 등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개업 공인중개사의 공제금 지급 중 71.6%가 업력 5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현행 28시간인 실무교육을 64시간으로 크게 늘리고, 연수교육과 직무교육도 각각 12시간에서 15시간, 4시간에서 8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수습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자격증을 새로 취득한 공인중개사들이 일정 기간 중개업 실무 경험을 습득한 뒤에 개업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수습 기간을 거치는 방식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시장 초기에는 공인중개사 전체 규모를 늘려 경쟁을 통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했지만, 지금은 공인중개사의 자격과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단계가 됐다”면서 “직업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협회 차원의 자율정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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