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로’ 최부경 “감독님 충분히 이해…믿고 따를 것”

용인/최창환 2023. 7.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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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용인/최창환 기자] 오해할 수도, 어쩌면 서운할 법도 했지만 최부경(34, 200cm)은 전희철 감독의 결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믿고 따를 것”이라며 팀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서울 SK는 오프시즌에 FA 오세근과 계약기간 3년 보수 7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MVP가 가세한 SK는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며 V4에 재도전하게 됐다.

지난 시즌 SK의 주전 빅맨은 최부경이었다. 정규리그에서 50경기 평균 23분 14초를 소화하며 7.2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궂은일과 더불어 효과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며 SK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기여했다. 데뷔 후 처음 야투율 50% 이상(55.6%)을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7경기 평균 37분 18초 동안 12.9점 야투율 62.5%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최부경이 건재를 과시했지만, SK는 리그 최고의 빅맨인 오세근을 영입했다. 2명 모두 출전시간 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된 만큼, SK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거란 기대와 함께 전력을 보강했다. 다만, FA 취득을 앞둔 최부경 입장에서는 오해나 서운함 감정이 생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최부경은 이에 대해 묻자 “기사가 나오기 전 감독님, 국장님이 미리 전화하셨다.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공생하며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가?’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신뢰가 깨지는 것이다. 내가 부족한 선수도 아닌데 FA 영입이 있었다면 생각이 많았겠지만, 나 스스로도 장단점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 우리 팀이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영입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부경은 또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피 터지게 싸웠지만, 이제 새로운 동료다. 서로 의지하고 많이 공유하며 새로운 시즌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 불화나 우려할 만한 부분은 전혀 없다. 설령 연락을 안 하셨다 해도 내가 아는 감독님은 아무 의미 없이 행동하는 분이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믿고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희철 감독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SK는 10일 소집돼 본격적으로 차기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허리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최부경은 내구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슈팅능력도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오프시즌을 보낼 계획이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허리 때문에 고생했다. 이번 시즌은 그런 일 안 생기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휴가 때는 육아, 가정에 집중했다. 아이가 둘이다 보니 쉽지 않더라. 챔피언결정전만큼 격한 휴가를 보냈다(웃음). 제일 중요한 건 내구성이다. 조금이라도 아픈 곳이 있다면 이유를 찾기 위해 거슬러 올라가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에 내구성과 더불어 내 슈팅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 (오)세근이 형처럼 3점슛이 된다면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 같다. 3점슛에 대한 고민도 했고, 위치를 잡는 것에 대한 연습도 하고 있다.” 최부경의 말이다.

최부경은 KBL에 데뷔한 2012-2013시즌에 준우승을 맛봤다. 당시 SK는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스윕을 허용, 허무하게 챔피언결정전을 마쳤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첫 준우승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SK가 6차전 3쿼터 막판 격차를 15점까지 벌리며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뒀지만,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7차전까지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최부경 역시 “선수들은 5라운드부터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토대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우승 트로피가 손아귀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갔던 터라 더 아쉬움이 남는다. 꿈처럼 지나갔다. 우승을 위해선 상황, 운도 따라줘야 한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상대가 더 컸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최부경은 이어 “이전 시즌 KGC가 우리에게 지고 칼을 갈았듯, 이번에는 우리가 더 칼을 갈고 준비하겠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최부경의 역할이 다를 순 있겠지만, 역할을 떠나 1분이든 풀타임이든 감독님이 원하시는 역할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게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모든 선수들이 감독님이 만든 판에서 열심히 뛴다면 다시 우승 트로피를 다툴 수 있는 자리에 오를 것이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큰 기대감 속에 시즌을 준비하겠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사진_최창환 기자, 사진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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