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달라며 손내미는 못난 아들들... 지주사 주가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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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들이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자회사에 악재가 터진 CJ와 GS, 효성은 물론 삼성물산, SK, 두산, 롯데지주 등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는 방산, LG는 2차전지 재료로 자회사들이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지주사 주가는 도통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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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유상증자 등 악재 줄이어...동반 신저가
”성장성 높은 비상장 자회사 가진 지주사 주목”
지주회사들이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자회사에 악재가 터진 CJ와 GS, 효성은 물론 삼성물산, SK, 두산, 롯데지주 등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시 상장으로 인한 ‘더블 카운팅’ 논란,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도 부담스러운데 최근에는 대규모 자금 조달 가능성이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CJ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1.32%) 상승한 6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전 거래일 기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SK·GS·효성·롯데지주 등도 같은 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와 한화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하지만, 박스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한화는 방산, LG는 2차전지 재료로 자회사들이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지주사 주가는 도통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지주사는 태생적으로 ‘더블 카운팅’ 우려가 있다. 지주사가 보유한 자회사도 함께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증시 환경이 좋을 땐 투자자들이 악재에 둔감하게 반응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더블 카운팅 이슈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들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점도 악재로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주사는 구조적으로 저평가 요인을 갖고 있는데, 강세장에선 이런 요인들이 무시되지만 장이 쉬어가거나 약세장일 땐 그렇지 않다”며 “자회사들 주가가 모두 오르고 나서야 마지막에 지주사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요소에 더해 최근 자회사들에 연이어 악재가 터진 것도 지주회사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CJ는 CJ CGV의 1조원 규모 폭탄 유상증자가 CJ 그룹사 전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유상증자 규모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CJ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CJ CGV 유증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이 소액주주에게 부담을 떠넘긴 것으로 읽히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했다. SK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GS는 계열회사인 GS건설이 아파트 1개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GS건설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내고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GS건설 사정상 어떤 형태로든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날에는 효성화학이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5.02% 급등하는 일도 있었다. 효성 주가도 마찬가지로 1.40%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지주사 투자 종목을 고를 때는 성장성이 높은 비상장 자회사 비중이 큰지, 주주환원에 적극적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별 주력 계열사의 산업 내 위치, 실적과 성장 동력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 마련이 꾸준한지 등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LS와 HD현대에 대해 호평했다. 그는 “LS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비상장 자회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HD현대는 조선사업 수주 증가와 북미시장을 필두로 한 기계 사업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금 흐름이 좋은 LG도 유념해서 봐야 하고, 금리가 내려올 경우엔 SK도 저점 인식이 강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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