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분배금 준다지만, 과연 이득일까?”…월배당 ETF의 함정

문수빈 기자 2023. 7.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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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 운용 보수를 안 받다시피 하며 마케팅에 사활을 걸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 몰이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이 아닌 월배당 ETF는 분배금과 매도 차익에 각각 세금이 붙는 것이다.

단점을 상쇄할 만큼 월배당 ETF의 분배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최근 월배당 ETF 전쟁에 불을 지핀 건 ACE 미국고배당S&P(한국투자신탁운용),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신한자산운용),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세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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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ETF, 대부분 국내 주식형 아닌 해외 주식·채권·리츠형
기타 ETF, 국내 주식형과 달리 분배금·매도 차익에 각각 세금
매월 받는 분배금도 쥐꼬리…1주당 30원 수준

자산운용사들이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 운용 보수를 안 받다시피 하며 마케팅에 사활을 걸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 몰이하고 있다. 하지만 실속을 따져 보면 투자자에겐 큰 이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금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분배금에만 세금이 부과되지만 그 외 ETF는 분배금은 물론 매도 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출시된 월배당 ETF 대부분이 세금을 2번 내야 하는 해외 주식형이다.

그래픽=정서희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총 31개로 이 중 5개만이 국내 주식형이다. 국내 주식형 ETF는 매도해 수익이 나도 매도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분배금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 15.4%가 적용된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이 아닌 국내 채권, 해외 주식, 해외 채권, 원자재, 레버리지, 인버스 ETF는 분배금은 물론 투자 수익도 과세 대상이다. 국내 주식형이 아닌 월배당 ETF는 분배금과 매도 차익에 각각 세금이 붙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주식형이 아닌 기타 ETF에는 투자한 기간 동안의 매매 차익과 과표 기준가 증가분 중 작은 쪽에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된다. 과표 기준가란 ETF가 담고 있는 자산 중 과세 대상 자산만 평가해 산정한 기준가다.

월배당 ETF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배당과 이자 소득을 포함해 연간 금융소득이 1년에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6.6~49.5%의 세율을 적용받는 것이다.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등 혜택이 일반 상품보다 많은 각종 정부 주도 상품 가입에서도 제외된다.

단점을 상쇄할 만큼 월배당 ETF의 분배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최근 월배당 ETF 전쟁에 불을 지핀 건 ACE 미국고배당S&P(한국투자신탁운용),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신한자산운용),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세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기존 분기 배당에서 월배당으로 바꿨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은 지난달 상장해 두 상품 모두 지난달 분배금 실적이 없다. 유일하게 실적이 있는 건 신한자산운용인데, 해당 ETF의 지난달 분배금은 32원이다. 이에 따른 연간 배당수익률은 3.62%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운용 보수를 1bp(1bp=0.01%p)까지 낮추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형 SCHD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상장하자 비슷한 상품을 갖고 있는 신한자산운용은 해당 ETF의 총보수를 기존 5bp에서 3bp로 내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더 나아가 6bp에서 1bp로 변경했다.

총보수는 운용보수, 신탁업자보수와 유동성공급자(LP) 보수, 사무관리회사보수가 합쳐진 개념이라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는 총보수의 절반 수준이다. 순자산총액이 100억원일 때 총보수가 1bp라면 자산운용사가 ETF로 얻는 수익은 약 50만원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제 살을 깎아 가면서까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S&P500′은 운용사의 경쟁이 과열됐다는 걸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해당 ETF의 기초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인데, 이 지수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1.65%다. 1%의 배당 수익률을 내는 지수로 월배당형 상품을 낸 것이다.

이 탓에 월배당이라는 포장지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배당 ETF는 대단한 상품이 아니라 실무적으로 분배 주기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상품”이라며 “배당 수익률이 10% 이상이라면 혹시 모르지만, 그 이하면 매월 배당을 받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매월 배당을 받아야 하는 은퇴세대가 아니면 매월 배당을 받는 것보다 재투자를 하는 것이 복리 효과나 절세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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