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시즌2] 에너지안보·탄소중립 <4>주요국 에너지 정책 방향

변상근 2023. 7.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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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수소 등 무탄소 전원 중심으로 전력믹스를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나라별 환경에 따라 원전·수소발전 활용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독립적인 전력계통을 운영하거나 태양광 비중이 높은 곳은 전력 '공급' 뿐만 아니라 '수요' 자원 확충 계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요국 무탄소 전원 믹스 방향

◇주요국, '무탄소 전원' 중심 장기계획 제시

전자신문이 주요국 에너지 정책 방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주요 주(州)는 공격적인 무탄소 전원 확대 정책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부터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함께 각 국가나 주의 환경에 따라서 원전·수소 등과 함께 에너지 저장장치 확충계획까지 정교하게 설계했다.

구체적으로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호주, 미국 CAISO(캘리포니아 계통운영기관), 미국 ERCOT(텍사스주 전력 신뢰도 위원회) 등이 2030~2050년 사이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무탄소 전원 설비용량 비중을 100%까지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어 영국이 97%, 호주 94%, 독일은 92% 순으로 무탄소 전원 설비용량 비중이 높았다. 2050년에는 화력 등 전통 전원을 줄이면서 무탄소 전원이 발전설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 주요 주들도 중장기 무탄소 전원 확대 계획을 내세웠다. 미국 CAISO는 2045년까지 무탄소전원을 92%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미국 ERCOT는 2037년까지 무탄소전원을 61%로 상향하기로 했다. 스페인 또한 2030년까지 무탄소 전원 비중을 65%까지 높일 계획이다. 다만 미국의 펜실베니아·뉴저지·메사추세츠주 관장 계통운영기관인 PJM은 2050년까지 무탄소 전원 비중이 52%로 앞선 주에 비해 낮았다.

세계 주요국과 계통운영기관은 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무탄소 전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가별 특성에 따라 원자력과 수소, 에너지 저장장치를 병용해 전원설비를 구성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했다.

한 예로 원전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현재도 원전 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는 2050년에도 원전을 가동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프랑스는 2050년 전원설비를 태양광 70GW, 풍력 65~88GW, 원자력 51GW, 수력 33GW, 수소 6.5GW로 구성할 계획이다. 영국 또한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수소·원전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독립계통인 영국은 재생에너지만 확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주요국 재생에너지 비중 현황

◇전력 '수요자원' 확충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

세계 주요국과 전력계통 운영기관은 전력공급뿐만 아니라 수요 차원에서 전력계통의 부담을 줄일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인근 국가와 송전선로 등이 연계되지 않은 '독립계통'인 호주·영국과 태양광 비중이 높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전력기관은 전력계통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감한 '수요자원'을 편성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25%를 넘어가면 공급 측면에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산형 수요저장 △수전해 △수요반응 등 수요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주요국은 '분산형 수요저장'을 위해 전기차 충전수요를 이용한 V2G(Vehicle to Grid)를 활용한다. V2G는 전기자동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배터리의 남은 전력을 이용해 수요를 저장하고 분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2050년 기준 영국은 분산형 수요저장을 19.5GW, 호주는 7.3GW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CAISO는 2025년까지 전기차 150만대 규모의 분산형 수요저장 자원을 확충할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분산형 수요저장으로 재생에너지 과잉공급으로 인한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덕 커브는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일출에서 일몰사이에 순부하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부하를 유지해야 하는 전력계통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수요차원에서 해결책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수전해' 기술 또한 재생에너지 공급으로 인한 전력계통 부담을 줄여줄 수요자원으로 꼽힌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전해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영국은 2050년까지 수전해를 43.8GW, 호주는 7.8GW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CAISO는 2045년까지 5.9GW 규모 수전해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수요반응(DR)'도 전력계통 부담을 줄일 대표 자원으로 꼽힌다. 수요반응은 전력사용량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소비자가 전기사용을 줄이면 줄인만큼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전력피크 시간대의 전력수요를 옮길 수 있다. 전력수요를 평탄하게 만들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독립계통인 영국·호주는 2050년까지 수요반응을 각각 39.0GW, 5.1GW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미국 CAISO 또한 수요반응을 2045년까지 4.7GW 규모로 구성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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