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염원 지렛대로…타당성 대신 여론 밀어붙이는 與?
일각 주민투표 카드 거론에 윤재옥 "논의한 바 없어" 선 그어
노선 변경 과정에선 여론수렴 부족…"공청회 없이 밀어붙여"
타당성 대신 여론 기대는 與 "타당성재조사가 가장 깔끔한 방법"
여권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에 대한 비판에 '나들목(IC) 신설'을 고리로 역공에 나서고 있다. 양평과 서울을 연결해주는 강하IC 설치가 지역의 숙원이었다는 주민여론에 기댄 반격 카드다.
주민들의 염원인 나들목 설치를 위해 노선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논리인데, 노선 변경 과정에서 여론 수렴과 타당성 검증이 제대로 됐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하IC는 주민 염원'…여론 지렛대 삼아 민주당 압박하는 與
원안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친 정부는 이후 종점을 강상면으로 하는 노선 변경(2안)을 추진했지만, 민주당에서 강상면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후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강하IC 신설을 위해 노선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종점을 원안대로 양서면으로 두고 강하IC를 만들게 되면 고속도로가 직선이 아닌 'L자'로 꺾이게 되고, 주변 시설물 때문에 고가 고속도로를 지어야 하는 이유 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노선 변경은 강하IC 신설이 핵심이지 특혜 의혹과는 관련이 없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여권은 IC설치가 양평군민들의 염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잇는 진출입로가 생기면 서울과의 연결성이 용이해져, 군민들은 원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IC신설을 요구해왔다. 이날 양평군민 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주민들이 들고 있던 "잠실까지 20분! 이대로면 20년!"이라는 피켓 문구가 주민들의 요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권은 지역의 여론지형이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10년 넘는 숙원사업을 좌초시킨 민주당에 대한 역풍이 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평군 주민들의 오랜 소망", "가장 중요한 게 주민의 뜻" 등 부쩍 지역 주민들을 언급하는 빈도가 잦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일각에서 고속도로 안을 두고 주민투표와 여론조사를 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윤 원내대표는 "당정에서 주민투표 논의를 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종점변경 추진엔 여론 생략? "타당성 검토 등 의혹 안 남기는 게 중요"
지역에서는 지난 5월 변경안이 나온 이후부터 종점을 변경한 근거와 추진과정을 밝히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 6일로 예정됐던 국토부 주관 주민설명회도 원희룡 장관의 백지화 선언 이후 취소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 국토부에서 먼저 노선 변경을 양평군에 제안했다고 한다. 공청회도 한 번 없이 밀어붙이려 했다"며 "이런 게 국정농단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때문에 여권에서도 타당성재검토 등의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국가재정법상 국회가 의결을 하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타당성 재조사를 해서 국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재추진함에 있어서 타당성 재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즉시 정치적 대응을 멈추고, 원안으로 추진해 정쟁의 소지를 없애거나 양평군과 시민 배심원, 교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3의 기구를 구성해 노선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토위 소속 한 의원도 "예타는 큰 틀에서 노선을 설계한다면 세부적인 노선은 논의과정에서 조금씩 바뀔 수 있다. 현재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최종 확정고시 전까지는 변경 가능성이 있는 문제"라면서도 "야권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니 타당성재조사든 원점재검토든 하나라도 의혹을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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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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