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화합으로 통하는 나제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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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자락인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에는 나제통문(羅濟通門)이 있다.
나제통문은 가짜로 드러났지만 통문이 위치한 곳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이루는 요충지였다.
나제통문 주변에서 식당을 하는 상인도 통문을 지나면 바뀌는 사투리에 신기해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지역감정 같은 것은 없다. 이곳은 산수 좋고 인심이 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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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자락인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에는 나제통문(羅濟通門)이 있다. 자연 암석을 뚫은 작은 바위굴로 3m 높이에 길이는 10m에 이르며 석견산을 관통한다. 한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관통하는 곳으로 역사교과서에 실렸다. 하지만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굴이 아니라 1925년 무주의 금광에서 생산된 금과 농산물들을 옮기기 위해 일제가 만들어 놓은 인공터널로 밝혀져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나제통문은 가짜로 드러났지만 통문이 위치한 곳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이루는 요충지였다. 무주라는 지명도 동쪽인 신라의 무산현과 서쪽인 백제의 주계현의 앞 글자를 따와 탄생했다고 한다. 통문이 서 있는 곳을 경계로 동·서로 나뉘어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풍속과 언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6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굴의 동쪽은 경상도 사투리를, 서쪽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있다.
나제통문 주변에서 식당을 하는 상인도 통문을 지나면 바뀌는 사투리에 신기해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지역감정 같은 것은 없다. 이곳은 산수 좋고 인심이 후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터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동서 간 소통의 장이 길어질수록 지역감정은 조금씩 무너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무주를 둘러싼 지역은 한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간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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