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의 논쟁에 다시 휘말려
1960년 7월 11일 ‘앵무새 죽이기’ 출간
1960년 7월 11일 미국 현대 소설의 고전인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가 처음으로 출간됐다. 백인 작가의 시선으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비판한 대표적인 소설로 꼽힌다. 34세에 이 소설을 발표한 여성 작가 리는 첫 소설이 거둔 큰 성공의 부담감 때문에 2016년 89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후속작을 내지 못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대공황 직후 미국 앨라배마주(州)를 무대로 삼았다. 여섯 살 소녀가 아홉 살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이다. 아버지인 변호사가 억울한 흑인을 법정에서 변호하는 과정을 통해 인종차별을 비판한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미국에선 출간 2년 만에 500만부 기록을 돌파했고, 40개 언어로 번역돼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000만 권이 넘게 팔렸다.
미국의 청소년 필독서로 꼽혔던 이 책은 현재 미 교육 현장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 논쟁의 원조로 꼽힌다. 2019년 미네소타주 북부 덜루스 교육구를 시작으로 이 소설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 ‘니거(nigger)’가 48번 나온다며 교과 과정에서 제외시키는 학교들이 생기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단어가 배경인 1930년대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됐음에도 PC주의를 내세워 문학 작품에 대해 과도한 검열을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같은 이유로 마크 트웨인이 쓴 ‘톰 소여의 모험’을 금지한 학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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