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다는 깨끗한데 정치가 오염됐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소속 어민 1300명이 10일 오전 부산역 광장 집회에서 “오염처리수 문제를 제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연안어업인들은 작은 어선으로 근해 고기잡이를 하는 어민들이다. 보통 횟집도 운영하기 때문에 후쿠시마 방류수 사태에 따른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직접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은 “정치인들은 괴담이나 선동을 중단하고 객관적,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수산물 안전을 검증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과 일부 시민 단체들이 후쿠시마 방류를 “독극물” “방사능 테러”라고 몰아가면서 우리 어업인들은 생계를 위협받는 수준의 타격을 받고 있다. 평소 주말이면 바글바글 사람이 몰리던 해변가 어시장들에 손님 발길이 한산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어느 횟집 사장은 “보통 때 일요일이면 100만원 매출을 올렸을 텐데 요즘은 15만원도 안 된다”고 했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TV 방송들이 수산물 먹으면 방사능에 오염된다는 주장을 매일 하니 수산업계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방류로 국민들이 섭취하는 수산물들이 방사능에 오염된다는 주장은 과장 정도가 아니라 날조와 다름없다고 설명한다. 우리 머리 위의 공기 층은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선을 막아준다. 그래서 낮은 층에 살수록 방사능 피폭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후쿠시마 인근 바다 물고기를 계속 섭취할 경우 늘어나는 피폭량은 아파트 1층에서 살다가 10m 높은 4층으로 이사갈 때 늘어나는 피폭량의 28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위해성을 따진다는 자체가 의미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릴 것도 없다. 피해를 당하는 어민들이 바다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어업인연합회 대표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정치나 과학은 몰라도 바닷속과 고기는 우리가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고기는 수온과 산소에 따라 움직인다. 남해에서 45년 고기 잡으면서 동해 고기도 못 잡았는데 어떻게 일본 고기가 온다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바다는 깨끗한데 정치인들의 말이 오염됐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 표를 얻겠다는 계산으로 무책임하게 외치는 괴담 때문에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힘없는 국민들만 희생되고 있다. 15년 전 광우병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업인들은 지난달 28일에도 국회를 찾아가 “수산인을 볼모로 잡은 인질극을 더는 벌이지 말라”고 했다. 정작 일본 사람들은 아무 문제 없이 자신들 수산물을 먹고 있는데 후쿠시마 바다 반대쪽에 있는 한국에선 괴담이 횡행한다. 후쿠시마 방류로 일본 수산업이 아니라 한국 수산업이 피해를 본다. 일본엔 괴담이 없고 한국엔 괴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수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은 사실상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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