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스웨덴 나토 가입 조건으로 튀르키예 EU 가입 요구

송경재 2023. 7. 11. 03: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조건을 추가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할테니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요구다.

에르도안은 기자회견에서 "우선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하는 길을 명확히 한 뒤에 핀란드에 (나토 가입) 길을 깔아줬던 것처럼 스웨덴의 (나토 가입) 길을 닦자"고 제안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전날인 10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버그 나토 사무총장 주선으로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 조건으로 튀르키예의 EU 가입에 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로이터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조건을 추가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할테니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요구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나토정상회의를 하루 앞 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돌발 조건을 제시했다.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여정을 제시하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은 기자회견에서 "우선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하는 길을 명확히 한 뒤에 핀란드에 (나토 가입) 길을 깔아줬던 것처럼 스웨덴의 (나토 가입) 길을 닦자"고 제안했다.

그는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있는 튀르키예의 EU 가입을 이제 행동에 옮길 때라면서 "튀르키예는 50년 넘게 EU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이어 "거의 모든 나토 회원국들이 EU 회원국이다"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딴죽을 걸어왔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쿠르드족 테러단체 일원으로 파악된 쿠르드노동자당(PKK) 민병대원을 비롯한 테러범들을 스웨덴 내에서 활동하게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스웨덴 정부가 극우 반 이슬람 시위와 연루돼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에르도안의 돌발 발언에 스웨덴 나토가입을 의제로 내건 나토정상회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스웨덴이 화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수주일 앞 둔 지난달 스웨덴 당국은 스톡홀름 회교사원 외곽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소규모 시위를 허용해 무슬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권리를 거스를 수 없다며 허용한 당시 시위로 그러잖아도 스웨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튀르키예는 더 분노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스웨덴 당국의 결정을 '악랄하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난했다.

에르도안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새로운 조건을 달았지만 옌스 스톨텐버그 나토 사무총장은 낙관을 버리지 않았다.

스톨텐버그 사무총장은 빌니우스 정상회의에서 "스웨덴 가입에 관한 긍정적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신할 수도 없고, 장담도 할 수는 없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르도안이 비록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지만 표현이 모호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적당히 눈감고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는 튀르키예가 EU 가입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에르도안의 "워딩이 모호하다"면서 에르도안이 튀르키예의 EU 가입 절차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이딘타스바스는 EU가 튀르키예와 무역협정을 업그레이드 한다든지, 그저 정치적인 지지 성명을 내는 것만으로도 에르도안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