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치료제 개발속도는 디지털장비에 달려… 암백신, AI로 6주만에 생산… 임상3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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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 있는 장비만 수천만 달러는 될 겁니다. 기존에 개발돼 있던 장비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더나 실험만을 위해서 직접 개발한 장비도 많거든요."
AI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개인 맞춤형 암 치료 백신'(이하 암백신) 개발 등으로 이어졌다.
현재 모더나는 냉장 보관이 가능한 mRNA 백신(mRNA-1283)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해 첫 투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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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96개 mRNA 동시 실험”
지난달 찾은 미국 보스턴의 모더나 본사 내 ‘자동화 연구실’. 존 조열 모더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연구실 내 자동화 장비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모더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에 보급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공개되고 11개월 만에 백신 상용화에 성공하며 코로나 사태 진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열 COO는 “백신을 빨리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더나의 자동화, 디지털화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연구실에서 취재진이 본 자동화 장비는 mRNA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을 확인하는 설비로 한 번에 96개의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조열 COO는 “mRNA는 유전자 정보가 조금만 달라져도 다 다시 실험을 해봐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화는 치료제 개발 속도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mRNA 백신을 처음 상용화했기 때문에 기존 장비로는 한계가 있어 돈이 많이 들더라도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장비를 개발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개발을 포함한 디지털화 등 연구개발(R&D)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해 매출(192억6300만 달러)의 약 23%에 해당하는 45억 달러를 R&D 분야에 투자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공지능(AI) 개발을 포함한 디지털화다. 김희수 모더나코리아 부사장은 “이런 투자가 결국 엔데믹 이후 모더나의 성장을 이끌어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개인 맞춤형 암 치료 백신’(이하 암백신) 개발 등으로 이어졌다. 모더나는 AI를 적용해 4∼6주 만에 암백신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모더나의 암백신 ‘mRNA-4157’은 개인의 신생항원 유전 정보를 담은 mRNA를 이용하는 차세대 항암제로,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앞서 올해 6월 mRNA-4157이 흑색종 환자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사망 위험을 44% 개선했다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신생항원은 정상 세포에는 없고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돌연변이 단백질이다. 신생항원의 mRNA가 체내에 들어가면 암세포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생항원이 만들어지고, 이를 인식한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며 암세포를 제거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AI를 이용해 효능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신생항원을 선별한다. 김 부사장은 “AI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없었다면 이렇게 빠른 생산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암백신의 가장 큰 장벽인 ‘생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mRNA의 치명적 약점으로 꼽히는 ‘저온 유통’도 연구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 mRNA는 작은 온도 변화에도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유통해야 했다. 현재 모더나는 냉장 보관이 가능한 mRNA 백신(mRNA-1283)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해 첫 투약이 시작됐다.
보스턴·서울=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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