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첫승 다툼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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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안성준 九단 / 黑 쉬자위안 九단

<제1보>(1~13)=중견 강호 안성준(32)과 대만 출신 일본 기사 쉬자위안(許家元·26)이 16강 진입을 놓고 겨룬 판이다. 한국 랭킹 7위(대국 당시) 안성준은 험난한 국내 선발전을 거쳐 올라온 반면 쉬자위안은 국가 시드를 받아 무혈 입성했다. 두 기사 모두 LG배 첫 승 도전이다. 안성준은 22회 때 한 차례, 쉬자위안은 24, 25, 26회 세 차례 본선에 진출했으나 둘 모두 첫판서 탈락했다.

돌 가리기에서 선택권을 갖게 된 안성준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백을 택했다. 요즘엔 백번(白番) 선호도가 흑번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인공지능 등장 이후 흑의 수법에 대해 대부분 파해(破解)가 이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무튼 AI의 백에 대한 기대 승률이 흑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에서 대국이 시작될 정도라면 경기 규칙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초반 몇 수는 빨리 놓였으나 이내 흑백 모두 손길이 신중해졌다.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11까지는 간명한 진행. 12 귀굳힘 때 13이 차분한 선택이었다. 이 수로는 요즘 유행 수법인 ‘가’에 붙여 급전으로 이끌 수도 있다. 참고도가 한 예. 13에 대해 백은 상대의 근거부터 위협하고 싶은데 ‘나’와 ‘다’ 중 어디가 더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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