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 카드’ 없애고 프리미엄 카드는 대거 출시

한예나 기자 2023. 7. 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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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실적 나빠진 카드사들, 부유층 고객만 적극 공략

최근 카드사들이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대신 소위 ‘혜자카드(혜택이 좋은 카드)’는 없애고 있다. 카드 혜택을 찾아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짠돌이’ 고객들보다는 씀씀이가 큰 고소득 고객이나 소비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금리 여파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카드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고 고소득·고소비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고객들은 프리미엄 카드 사용자만 우대하면서 자신들은 소외된다는 불만이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VIP 모시기 나선 카드사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헤리티지 리저브’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 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는 각각 80만원, 200만원이다. KB국민카드는 올 초 ‘헤리티지 스마트’ 카드를 출시하면서 5년 만에 새롭게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중 최상위 1%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 카드는 KB국민카드와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별도의 자격 심사를 거쳐야만 발급받을 수 있다. 골프클럽 이용권, 제휴 특급호텔 4종 멤버십, 대한항공 해외 항공권 좌석 승급, 대한항공 동반자 무료 해외 항공권 중 하나를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3월 ‘THE iD.(디아이디)’ 카드 2종을 출시했다. ‘디아이디 티타늄’ 카드는 연회비 70만원, ‘디아이디 플래티넘’ 카드는 연회비 22만원이다. 호텔·골프·패션·면세점·상품권에서 고를 수 있는 선물을 받거나,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글로벌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의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3종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카드 중앙에 로마 지휘관이 그려진 이 카드는 아멕스의 대표 프리미엄 카드다. 연회비는 그린, 골드, 플래티넘 카드 각각 10만, 30만, 100만원이다. 글로벌 55만개 호텔 예약, 글로벌 항공사 마일리지, 특급 호텔 체인 포인트 전환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회비 수익 올 1분기만 3160억원

카드사들이 고소득·고소비 고객층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는 프리미엄 카드 이용객들이 늘어나는 게 바로 카드사의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층들은 소액 결제 비중이 많아 수수료 수익을 내기 어렵고, 다른 혜택이 좋은 카드가 경쟁사에서 출시되면 쉽게 ‘카드 갈아타기’를 한다. 하지만 우량 고객들은 소비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이미 비싼 연회비를 낸 경우에 쉽게 카드를 갈아타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이런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게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만 해도 카드사의 탄탄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프리미엄 카드가 늘어나면서 카드사 연회비 수익도 매년 증가세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31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7%(197억원) 늘었다. 연회비 총수익도 작년 1조2259억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알짜 카드는 빠르게 줄어들어

하지만 일반 고객들이 선호하는 소위 혜자 카드와 알짜 카드들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분기(1~3월)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4% 줄어드는 등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가 가시화하자 이런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1~6월) 단종한 카드는 159개에 달한다. 이는 작년 한 해에 단종된 카드 116개를 뛰어넘은 것이다.

신한카드는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유명한 ‘더 레이디 클래식’을 최근 단종시켰다. KB국민카드는 인기 쇼핑 카드였던 ‘탄탄대로’ 시리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고, 롯데카드는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등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를,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등을 단종시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도 고려하지만, 현재 많이 쓰지 않는 상품은 단종하고 새로운 혜택을 담아 신상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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