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여전사’ 스비톨리나, 벨라루스 아자란카 꺾고 ‘승전보’

임보미 기자 2023. 7.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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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딸을 낳았을 때를 빼고 인생에서 이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엘리나 스비톨리나(29·우크라이나·세계랭킹 76위)는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34·벨라루스·20위)에게 2-1(2-6, 6-4, 7-6) 역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남자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37·프랑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는 지난해 10월 딸 스카이를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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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여자단식 16강서 역전승
벨라루스, 우크라 침공한 러 도와
러 선수 꺾고 받은 상금도 軍기부
5전 전패하다 전쟁 발발 후 첫승
‘내가 이겼다’ 주저앉은 스비톨리나… 관중은 기립박수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벨라루스의 빅토리야 아자란카에게 2-1 역전승을 거둔 뒤 코트에 주저앉아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3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 승부 끝에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스비톨리나에게 관중은 1분 넘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런던=AP 뉴시스
“지난해 우리 딸을 낳았을 때를 빼고 인생에서 이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엘리나 스비톨리나(29·우크라이나·세계랭킹 76위)는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34·벨라루스·20위)에게 2-1(2-6, 6-4, 7-6) 역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남자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37·프랑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는 지난해 10월 딸 스카이를 출산했다.

스비톨리나는 ‘나라 사랑’으로 유명한 선수다.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 선수와는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주변의 설득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를 꺾고 나서는 “상금 전액을 우크라이나군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올해 4월 코트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두 나라 선수와는 악수를 주고받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스비톨리나가 가장 꺾고 싶은 상대가 아자란카였는지 모른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 그 누구도 아자란카를 꺾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 전까지 아자란카와의 맞대결 전적 5전 전패로 밀렸던 스비톨리나는 “나라가 힘든 시기에 대회에 나온 만큼 한 포인트, 한 포인트 노력하다 보니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스비톨리나의 8강 상대가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1위)라는 점은 공교롭다고 할 수 있다. 시비옹테크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로 된 리본을 모자에 단 채 대회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비옹테크는 16강에서 벨린다 벤치치(26·스위스·14위)를 2-1(6-7, 7-6, 6-3)로 꺾고 프로 전향 후 처음으로 윔블던 8강에 올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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