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옆 중대 병사들끼리 서로 ‘아저씨’라고 부르는 군대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2023. 7. 11.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최정진

드라마 ‘나의 아저씨’ 남녀 주인공(male and female protagonists)은 이선균과 아이유 두 사람, 영화 ‘아저씨’ 주인공은 배우 원빈 한 명, 그런데 대한민국 군대 ‘아저씨’ 주인공은 약 50만명. 오죽하면 ‘국방일보’가 너무 많다고 ‘아저씨는 없다’라는 시리즈 기사로 하소연을 했을까(make a feeble complaint).

주한 미군 기지 내 한국군 부대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assault incident)’에 대해 대법원이 군형법을 적용해야(apply military criminal law) 한다며 항소법원 판결을 뒤집었다(overturn the appellate court’s ruling).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2018년 3월,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소속 A대령은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에서 이등병, 일등병도 아닌 상병이 자신을 뻔히 쳐다보며 지나가면서 경례를 하지 않자(pass by staring at him without saluting) 뺨을 5~8차례 가볍게 치면서 훈계를 했다(discipline him by lightly slapping his cheek). 그 상병은 ‘나이 많은 아저씨’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봉변’을 당하자 곧바로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했다(accuse him of the assault).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A대령에게 유죄를 선고했다(give him the guilty verdict). 그러나 2심 고등군사법원은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issue a ruling dismissing the prosecution). 피해자가 자신의 잘못도 있었다며(be at fault)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반의사불벌죄(crime of disapproval according to the victim’s will)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 본인이 피의자가 무죄라는 의사를 밝히며(express a desire for the defendant’s acquittal) 그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wish to punish a wrongdoer) 않는다고 할 경우, 해당 형사 사건은 기각한다는(dismiss the criminal case) 형법 규정이다. 하지만 군형법에는 ‘군사기지’에서 일어난 폭행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돼 있다. 2심 재판부는 주한미군기지를 군형법상 ‘한국군 군사기지’가 아니라고 판단해 반의사불벌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rule differently). “국군의 군사작전 수행 과정에서 폭행을 했다면, 그곳이 대한민국 영토든, 외국군 군사기지든, 형법상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업무 특성상 미군기지에 있을 뿐 한국군 군사작전 수행 근거지에 해당하므로 군형법에 따라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 사건은 이에 따라 재심을 위해(for retrial) 서울고법으로 이송됐다.

결국 지금은 예비역이 된 57세 A 대령은 또다시 재판을 받아야 할 신세가 됐다(be destined to stand trial again). 그가 5년 전에 자신을 ‘아저씨’ 또는 ‘나이 많은 아저씨’ 또는 ‘할아버지’쯤으로 여기고 경례를 하지 않은 그 상병 얼굴에 손을 댄 것은 명백한 잘못이었고, 그에 상응한 대가를 이미 처절하게 치렀으며, 치르고 있고, 또다시 치러야 하는 지옥에 빠져 있다.

“요즘 병사들이 다른 부대 병사들을 부를 때 계급이고 뭐고 상관없이 ‘아저씨’라고 부른다는데, 그러면 여군들끼리는 ‘아줌마’라고 부르나요?” 2011년 국방부·합참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이 정색을 하고(straighten his face) 했던 질문이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https://www.stripes.com/theaters/asia_pacific/2023-07-07/south-korea-slap-no-salute-10665441.html

https://www.newsdirectory3.com/former-army-colonels-guilty-verdict-for-assault-at-us-military-base-overturned-by-supreme-court/

https://www.reddit.com/r/korea/comments/14pl2o5/top_court_orders_punishment_of_colonel_for/

https://www.koreatimes.co.kr/www/nation/2023/07/113_354121.html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