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33] 마차와 운전면허

가늘고 얇은 자전거 바퀴 3개. 뒤에 큰 바퀴 2개보다 터무니없이 작은 앞바퀴는 언제든지 부러질 것만 같았다. 1879년 독일 엔지니어 카를 벤츠가 소개한 첫 내연기관 자동차는 형편없었다. 1마력도 안 되는 엔진에 비싸고 자주 고장이 났다. 사실 초기 자동차는 귀족들의 장난감에 불과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도 비싸고 비실용적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20세기 초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모델 T’는 달랐다. 규격화된 부품들 덕분에 빠르고 저렴한 생산이 가능했고, 품질도 뛰어났다. 대부분 사람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말과 마차의 시대는 끝나가고 자동차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그렇다면 당시 모두가 반드시 했어야 하는게 하나 있었다. 바로 운전면허증을 따고 직접 운전을 해봤어야 한다.
우리 인간의 상상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특히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걸 상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주차장, 주유소, 신호등, 매연, 고속도로 등 현재 모습은 19세기 사람들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였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미래도 비슷하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기계, 새로운 것을 생성하고 창작할 수 있는 기계. 30만년 호모 사피엔스 역사 중 그런 기계를 경험할 수 있었던 시기는 지난 몇 개월에 불과하다. 생성형 인공지능 때문에 참과 거짓의 경계가 사라질까? 범죄자, 테러단, 그리고 불량 국가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어떻게 악용할까? 기계가 대부분 지적 노동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면, 미래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성형 인공지능이 ‘범용적 인공지능(AGI)’으로까지 진화한다면, 미래 인류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그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한다. 선진국과 해외 기업들을 벤치마킹할 수도 없다.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상상하고, 준비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우리 스스로의 숙명적인 숙제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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